Morbid Saint – Spectrum Of Death

Albums, REVIEW — By 하루HARU on 8월 3, 2012 at 5:23 오후

>아티스트 : 모비드 세인트Morbid Saint
>타이틀 : Spectrum Of Death
>발매년도 : 1988

평점: 88% 

스래쉬메탈은 보통 메이저 빅4(메탈리카Metallica 메가데스Megadeth 슬레이어Slayer 앤스랙스Anthrax), 독일 3인방(크리에이터Kreator 소돔Sodom 디스트럭션Destruction) 등의 일곱 밴드가 가장 유명하다. 물론 저 일곱 밴드가 남긴 족적은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 훨씬 크고 방대한 것은 사실이다. 허나 유명하지는 않아도 퀄리티 자체는 엄청난 앨범을 남기고 사라진 밴드들이 다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 언급 중인 이 밴드는 활동 당시 정규 앨범 한 장, 데모 두 장을 남겼고, 올해 컴필레이션 앨범이 한 장 발매되었다. 밴드명은 Morbid Saint. 스래쉬 명반들을 다수 발매한 것으로 유명한 어반자다 메탈리카Avanzada Metalica라는 레이블에서 처음 발매된 정규 1집 Spectrum Of Death는 현재 초판 가격이 무시무시하게 솟아있다. 최근 들어 재발매가 다수 이루어졌고 이 또한 얼마 안가 전부 소진되었다.

음악 외적인 이야기는 이만 하도록 하고. 이 앨범에 대해 언급하자면, 일단 사운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박살’낸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뚜렷하고 소신있는 전개를 보인다. 그저 단순하게 ‘달린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어폐가 있으며, 다양한 사운드로의 표현이 어려운 스래쉬메탈의 한계를 곡의 구조의 다변화로 극복해냈다. 사실 이런 앨범을 두고 흔히들 ‘B급 스래쉬’라는 말을 쓰고는 하지만, 퀄리티는 전혀 B급이 아니다. 인지도적인 측면에서 B급이라면 모를까 앨범 자체는 역대 최고의 스래쉬 작품 중 하나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물론 초전박살의 데쓰/스래쉬 타입은 이미 크리에이터가 Pleasure To Kill 앨범에서 들려준 바 있다.) 러닝타임은 8곡에 32분이지만 인터루드인 ‘Spectrum Of Death’를 제외하면 7곡에 31분이라고 봐도 좋다. 이 앨범을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요소가 있다면 바로 보컬인 팻 린드Pat Lind의 긁어대는 스크리밍인데 마치 악마에 홀린 듯한 목소리로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청자의 귀를 파고든다.

이 앨범에서 가장 핵심적인 트랙이라 할 만한 ‘Assassin’은 스래쉬메탈치고는 상당히 긴 편인 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서 엄청난 수의 리프를 뿜어대면서 고도의 집중력을 이끌어낸다. 구조도 단순하게 절-후렴 구조를 따르기보다는 계속해서 다수의 변화를 주면서 단단함을 유지한다. 짧은 후렴을 사이에 집어넣은 거대한 절이 지나간 뒤 인트로 리프로 다시 회귀한 후에 이어지는 브레이크에서는 속도감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다수의 프레이즈를 동반한 섹션들이 한 그물에 얽혀서 거대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Crying For Death’는 시작부터 엄청난 드럼의 소나기와 함께 다수의 리프가 쏟아지면서 폭풍처럼 몰아붙인다. 그와중에도 인트로에서 총 네 번의 변화를 주면서 절로 자연스럽게 이끌고 간다. 인트로 리프와 절 시작 전의 리프가 두 개의 주요 동기가 되면서 곡의 전체를 이끌어간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절과 후렴 두 번을 끝내버린 뒤 첫 번째 절과 후렴이 곡 말미에서 다시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솔로와 리프는 딱히 곡에 브레이크가 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살벌하게 전개된다. 이후 마지막에서 인트로 리프가 두 번 전개된 뒤 종료된다.

‘Spectrum Of Death’는 앰비언트 인스트루멘탈이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의 인터루드에 해당하며, 반복적이면서도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만들고 후에 이어질 ‘Scars’를 준비한다. ‘Scars’는 탄탄한 인트로 리프로 묵직하게 시작한 뒤 드럼과 어우러지면서 속도감을 더한다. 전체적으로는 절과 후렴을 묶어서 하나의 거대한 섹션이 곡에서 세 번 반복된다. 이 곡의 절은 다시 다섯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기 다른 프레이즈로 이루어져있다. 이 중에서 스래쉬 브레이크 후에 이어지는 세 번째 섹션은 앞의 두 절처럼 똑같은 후렴으로 끝나지 않고 짧고 강하게 You’re Dead!로 마침표를 찍는다.

‘Beyond The Gates Of Hell’은 프레이즈가 전개될 때마다 살인적으로 꼬아대는 리드로 지옥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v-c-v-c-B-v의 구조로 전개되며 마지막에는 후렴이 나오지 않고 대신 망령의 비명소리를 샘플링으로 담아서 앨범이 끝나는 막판까지 분위기를 잡아준다. 절과 후렴 부분이 간단한 대신 인트로부터 첫 절 사이를 타이트하게 구성해서 곡을 뻔하지 않게 만들고 드러밍은 곡에서 특히 후렴으로 절도있게 진행된다.

스크롤바를 감안해서 세 곡 정도만 살펴보았지만 이외의 나머지 곡들의 수준도 상당한 편이며 이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 스래쉬메탈 앨범은 많지 않다. 물론 앞에 언급한 보컬의 요소 덕분에 라이트리스너들이 보편적으로 쉽게 들을 만한 스래쉬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점수를 9점대가 아닌 8점대 후반으로 놓은 이유다. - 하지만 이 또한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다. 리스너들의 접근성은 제외하고 점수를 준다면 9점대 중반을 줘도 무리가 없는 앨범이다. - 현재 모비드 세인트는 오리지널 멤버 중 몇몇이 빠지긴 했지만 재결성을 하여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명반들을 내고 사라진 수많은 밴드들 가운데서도 몇 안되는 명밴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사실 재결성을 하지 않고 전설로 남았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지만.


<Morbid Saint – Assas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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