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ogwai

FEATURE, HEADLINE, Interview — By 로그스 on 11월 29, 2011 at 3:23 오후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로그스임다잉. 대중음악에서 흔히 ‘거장’이라는 말을 많이 쓰죠잉. 근데 이 거장이 되는 기준이 상당히 애매합니다잉. 아무나 거장이라고 부른다고 쇠고랑 안 찹니다잉. 경찰 출동 안 합니다잉. 하지만 지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겁니다잉.

그럼 거장의 기준을 지금 제가 정해드리겠습니다잉. 앞으로는 요 조건을 갖춘 사람만 거장이라고 부르기로 딱 약속을 하는겁니다잉.

첫째, 15년 이상의 커리어에 5장 이상의 정규앨범을 내야합니다잉. 일단 어느 정도 활동을 해야 거장이고 뭐시고 될 것 아니겠습니까잉. 아무리 대단해도, 3년만에 명반 2장 냈다고 거장 안됩니다잉. 15년 정도 활동하고, 레이블에서 안 짤리고 5장 이상 앨범냈으면 자격이 있는 겁니다잉.

둘째, 앨범들이 일정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꾸준히 내주고, 자신들만의 색깔을 담고 있어야됩니다잉. 남들 따라한 똥반을 줄줄이 낸다고 거장 안 됩니다잉. 만약 그렇게 되면 노브레인도 펑크의 거장이 됩니다잉. 말이 안됩니다잉. 근데 이 기준 자체도 애매하죠잉.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이거 어차피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잉. 그래서 여기서 그만둘까도 생각했으나, 위에 써놓은 글이 아까워서 그냥 갑니다잉.

셋째, 어느 정도의 상업적인 성공, 평론가 집단의 인정, 동료 뮤지션들의 존경을 얻어야 합니다잉. 내는 앨범들이 주요 차트에 오르내리고, 평론가들이 글을 싸지를 때 종종 이름이 언급되며, 다양한 뮤지션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그래야 됩니다잉.

마지막, 그 뮤지션의 영향을 받았다는 멋진 신인 뮤지션들이 등장해야합니다잉. “XXX의 영향을 받았다”든가, “어렸을 때 OOO앨범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이런 말이 나와야 되는 겁니다잉.

앞으로 이런 사람들만 거장이라고 하는 겁니다잉. 아무나 거장이라고 부른다고 쇠고랑 안 찹니다잉. 경찰 출동 안 합니다잉. 하지만 지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겁니다잉.

아, 재미없네. 모과이Mogwai 정도면 ‘포스트락의 거장’이라고 칭해도 별 무리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모과이를 인터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스튜어트 브레스웨이트Stuart Braithwaite와 전화 인터뷰를 하기로 진작부터 약속을 했으나, 문제는 이들이 일본투어 중이라 직접 연락할 번호가 없다는 것이었다. 1차 시도, 호텔에 전화해서 방으로 연결을 부탁했으나 이미 체크아웃 해버려서 실패. 2차 시도, 함께 있었던 일본측 기획사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받은 사람이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바람에 실패. 당일 모과이가 공연을 하기로 예정된 공연장에 전화를 걸어서야 겨우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만큼 급하게 이루어진 인터뷰이기에, 더군다나 공연장에서 사운드체크와 각종 사진촬영을 앞두고 진행되었기에, 마음껏 인터뷰를 할 수는 없었다.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는 말이다. 그 점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한다.

그럼, 가보자.

로그스(이하 로): 지금 뭐하고 있었나?

스튜어트 브레스웨이트(이하 스): 지금 매체에서 와서 사진을 찍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금 장비를 세팅하고 있으니, 곧 사운드 체크를 할 예정이다.

로: 일본 투어는 잘 되고 있나?

스: 아주 좋다. 공연장들도 마음에 들고, 사람들도 반응이 좋다. 지금까지는 매우 만족스러운 투어다.

로: 최근에 뉴스에서 장비를 도둑맞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스: 글라스고에서 우리 장비 중 일부가 도난되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가 투어 중이라서 대부분의 장비는 우리가 가지고 이동 중이었다. 그래서 생각만큼 심각한 손실은 아니었다.

로: 그러니까 투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가 보다.

스: 그렇다. 앞으로의 투어를 진행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로: 한국에 와 본 적이 있나?

스: 아니 이번에 가는 것이 처음이다. 투어를 할 때 새로운 곳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한국에 가는데에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전에 가보지 않은 장소에 가는게 투어의 가장 큰 매력이다.

로: 모과이 공연에 가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라이브에서 연주되는 곡들이 스튜디오 버전과 꽤 다르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스: 그렇다. 우리 공연은 기본적으로 매우 거칠다. 그래서 그런 분위기를 타다보면 곡들이 스튜디오 버전과 어느정도 달리질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스튜디오 버전과 완벽하게 똑같이 연주한다면 그게 무슨 재미가 있겠나. 물론 기본적인 틀은 동일하다. 곡을 못 알아보는 만큼 재창조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나 분위기에 맞게 연주가 저절로 진화하게 된다. 라이브 버전을 따로 준비하는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과정이다.

로: 같은 투어에서도 공연마다 셋리스트를 다르게 하는 편인가?

스: 그러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새 앨범의 곡부터 오래된 곡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를 가지고 있고, 공연장의 느낌이나 기분에 따라 어떤 곡은 넣고 어떤 곡은 뺀다. 보통 공연 당일에 직감적으로 정한다.

로: 당연히, 모과이의 공연은 상당히 시끄러울 거다. 사람들이 귀마개를 구비하는 것을 추천하나, 아니면 귀마개 없이 온 몸으로 사운드를 받아들이길 원하나?

스: (웃음) 귀마개를 끼어도 공연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거다. 혹시 모르니, 귀마개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특히 사운드가 가장 크게 들리는 지역에 서 있을 사람들은 말이다.

로: 오랫동안 투어를 하다보면, 시간을 죽여야할 때도 많을 텐데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스: 축구를 좋아하다보니, 가장 많이 하는 건 축구 경기를 보는 거다. 셀틱Celtic의 팬이라 그들의 경기는 항상 챙겨본다. 그러고 보니, 나는 셀틱스 소속 한국 선수인 키썽용[기성용]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다. (웃음)

로: 모과이 이번 앨범의 타이틀은 Hardcore Will Never Die, But You Will (하드코어는 절대 죽지 않지만, 넌 언젠가 죽을 것이다)이다. 꽤나 멋지고 사실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웃음) 모과이가 항상 앨범 제목이나 노래 제목을 아무 의미없이 랜덤으로 정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이 타이틀도 딱히 의미가 없는 것인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스: 그것도 랜덤하게 정해진 타이틀일 뿐, 직접적인 의미는 없다. 우리는 그냥 그게 강하고 기억하기 쉬워서 앨범 타이틀로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누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에서 나오는 말인데, 글라스고에서 술취한 10대들이 가게에 갔다고 쫓겨났다고 한다. 그러자 그 중 한 아이가 가게 창문에 돌을 던지며 “하드코어는 절대 죽지 않지만, 넌 언젠가 죽을 것이다”라고 소리를 질렀댄다. 웃긴 이야기지만, 저 문장은 마음에 들었다.

로: 모과이는 항상 그런 식이었다. 뭔가 웃기고 특이하며 의미를 종잡을 수 없는 노래 제목과 진중하고 장대한 음악과의 이상한 조화가 특징이다. 이번 앨범에도 “How to Be a Werewolf” (늑대인간 되는 방법), “You’re Lionel Richie” (너는 리오넬 리치다) 같은 곡이 있다. 이게 처음부터 계획적인 시도였나?

스: 우리가 그렇게 웃긴 노래 제목을 짓는 이유는 사람들이 우리가 어떤 척을 한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였다. 음악 자체가 진지한데 거기에 진지하고 있어보이는 노래 제목을 짓는다면, 있는 척하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누군가는 그럴거면 차라리 “One”, “Two” 처럼 숫자로 이름을 붙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진짜 재수없을 것 같다. 우리도 헷갈리고. (웃음)


[Mogwai - You're Lionel Richie]

로: 이번 앨범은 다른 앨범들에 비해 에너지가 넘치고, 업비트이다. 그러한 음악적 색깔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

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모른다. 그냥 우리가 연주하고 만드는 음악이 그렇게 튀어나온 것 뿐이다. 그 원인을 나도 추적할 수가 없다. 모과이는 매우 민주적인 밴드라서, 모두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자신이 만든 파트를 가져오는데, 그냥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온 것이다. 한번은 우리가 계획적으로 다른 앨범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물이 Rock Action인데 그게 나쁜 앨범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그냥 멋진 곡 10곡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앨범작업에 임한다.


[Mogwai - San Pedro (Live @ Late Night with Jimmy Fallon)]

로: 그렇다면 모과이의 음악적 변화는 항상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스: 음악적 변화의 상당부분은 우리가 스스로 똑같은 걸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욕구에서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는 의도적으로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곡을 쓸 때 이 곡은 이런 방향으로 가야해, 이런 느낌으로 가야해, 하는 식으로 방향과 계획을 설정하지 않는다.

로: 모과이의 음악은 대부분 연주곡이다. 음악적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저 어느날 느끼는 감정인가, 아니면 열심히 연주를 하다가 좋은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식인가?

스: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각자 조금씩 아이디어를 가져오고, 다른 멤버들이 마음에 들면 그걸 가지고 최대한 더 좋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면서 곡을 완성해간다. 우리는 엄청나게 노력하는 밴드다. 어느날 완성된 형태로 곡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특징이 밴드가 민주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오래 이어질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로: 새 앨범을 내고나서 6~7개월 밖에 안 됐는데 Earth Division EP를 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일인가?

스: EP에 수록된 곡들은 앨범 이후에 새롭게 쓴 곡들이 아니라 앨범과 같은 세션에 녹음된 곡들이다. 하지만 앨범을 내기위해 곡을 고르다보니, 그 곡들은 분명히 훌륭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곡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딱 들어도 같은 앨범에 넣을 수 없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별도의 EP로 묶어서 발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Mogwai - Does This Always Happen?]

로: 모과이는 15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큰 음악적 변화 없이 꾸준하게 좋은 앨범을 만들어왔다. 급격하게 트렌드가 변화하는 음악시장에서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 우리는 항상 트렌드의 변화 같은 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오직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건 아니다. 멋진 밴드들은 항상 나온다. 다만, 그들처럼 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사람들도 우리들의 그런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또한 밴드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것도 한 이유다. 다른 밴드들도 그런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 상당히 괜찮다. (웃음)

로: 사실 모과이가 대중적인 음악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렇게 오랫동안 밴드를 전업으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듯 하다.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처음으로 뭔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왔을 때가 언제인가?

스: 음악적으로 봤을 때는 “New Path to Helicon Pt. 1″을 만들었을 때였다. 우리가 만들고도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웃음) 커리어 측면에서 우리가 뭔가 더 큰 밴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때는 97년에 페이브먼트Pavement 오프닝 밴드를 맡으면서 처음으로 대형 공연을 하게 되었을 때다.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고, 우리도 정말 신났고, 큰 공연장에서 하니까 훨씬 더 우리 음악에 잘 맞았다. 그 때 머릿 속에서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오래했으니까 공연할 때 그 정도의 흥분은 느끼지 못하지만, 그래도 유사한 느낌은 든다. (웃음)


[Mogwai - New Path to Helicon Pt.1]

로: Zidane: A 21st Century Portrait이나 The Fountain을 통해 영화 사운드트랙 작업을 훌륭하게 해내기도 했다. 영화 사운드트랙 작업에 특별히 흥미를 느끼는가?

스: 영화 사운드트랙 작업은 그 만의 매력이 있다. 공연을 하는 거나, 스튜디오 앨범과는 상당히 다르다. 스튜디오 앨범은 음악이 중심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지만,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분위기나 스토리를 고려해서 그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제한이 된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런 제한된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게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하고싶다.

로: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 영화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겠다.

스: (웃음) 그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난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꽤 많이 봤다.

로: 그런가? 무슨 영화가 가장 인상깊었나?

스: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가 가장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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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1. 로로롱 님의 말:

    인터뷰 잘 읽었어요, 로그스님 말처럼 조금 아쉬운 내용이긴 하네요…음 이 아쉬움은 사운즈오브뉴욕으로 채워야할 것 같은데…

  2. 서울괴동 님의 말:

    에너지 넘치는 모과이의 음악적 변화에 대 찬성하지만 언젠간 또 미스터비스트 혹은 영팀 시절의 모과이가 그리워 질거 같네요.

  3. 하루HARU 님의 말:

    기성용을 좋아하는군요. ㅋㅋㅋ

  4. 고체 님의 말:

    무슨 애정남 행세입니까잉…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휴우..

  5. 액체 님의 말:

    내일이 기다려지는군요…

  6. ing 님의 말:

    설마 잉으로 끝나는 게 슬램덩크 따라하기라던가 웃기려던 건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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