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락페특집] 지산-후지와 날짜 겹침이 아쉬운 SIG

2011 락페특집, Column, FEATURE, HEADLINE, SERIES, 락페스티벌 특집 — By 하루HARU on 3월 29, 2011 at 5:39 오후

펜타포트와 지산밸리가 갈라진 이후에도 나인 엔터테인먼트에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호주에서 열리는 스플랜더 인 더 그래스(Splendour In The Grass – SIG) 페스티벌이 되겠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날짜이동을 지산-후지와 맞춰버렸는데, 일단 2009년 지산은 딱히 영향을 받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2010년에 그 영향이 나타났다.

사실 2010년에는 SIG 페스티벌이 10주년을 맞이해서 라인업에 신경을 써서 그랬다는 핑계를 댈 수 있긴 하지만, 지산 밸리의 2010년 허리라인업은 헤드라이너에 비해서 썩 좋지는 않았다는 것이 팬들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벨 앤 세바스챤Belle and Sebastian,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뮤트매쓰Mutemath가 괜찮은 라인업이긴 하지만, 2009년의 폴 아웃 보이Fall Out Boy스타세일러Starsailor, 지미 잇 월드Jimmy Eat World패티 스미스Patti Smith, 젯Jet과 비교하면 조금은 아쉬웠다는 것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 편집자 주] 라인업 상관없이 가는 경지에 오른 분들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사실 티켓파워야 헤드라이너 밴드들의 영향력이 가장 크긴 하지만, 2회는 1회에 비해서는 뭔가 약간 부족한 모습이 보이긴 했다. 그러면 작년에 SIG가 열림으로써 후지록 라인업에 있었음에도 지산행이 불발되었던 밴드를 나열해보겠다.

Scissor Sisters
LCD Soundsystem
Hot Chip
Foals
Ash
Yeasayer
Broken Social Scene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저 리스트에 해당하는 아티스트들은 지산에 출연했었다면 어느 정도 충분히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아티스트였기에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LCD 사운드시스템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출연해서 멋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펜타포트가 한 주 빠르게 열리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부분이다.)

사실 SIG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후지 록 페스티벌과의 연계성도 물론 존재하지만, 그 외 다른 쪽의 섭외에서는 지산 밸리에 어느 정도 앞서는 모양새다. 후지 록 뿐만이 아닌 섬머소닉에서도 연계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디 씬의 핫한 아티스트를 주로 데려가는 것이 라인업이 탄탄한 이유라면 이유로 들 수 있다. 하지만 헤드라이너도 그다지 꿇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 페스티벌의 강점 중 하나다. 작년 헤드라이너의 경우 스트록스The Strokes - 픽시스Pixes - 벤 하퍼Ben Harper로 지산의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뮤즈Muse 등에 비하면 약간은 무게감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전체 라인업의 순도를 보면 SIG 쪽이 약간 우위라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호주 자국 출신의 양질의 밴드가 많다는 점도 한 몫 하긴 하지만.)

사실 이 글에서 말하는 라인업이란 ‘헤드라이너’가 아닌, ‘허리진’이다. 헤드라이너의 경우에는 후지 록과의 연계가 2006 펜타포트 시절부터 비교적 탄탄하게 잡혀온 만큼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Hot.’하다는 신인이나 중견 아티스트들과 국내의 실력파 밴드로 이루어지는 허리라인업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SIG 페스티벌의 개최 날짜는 국내 음악팬들에게는 아쉬운 이유가 될 수 있다.

후지 록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자체적인 파워가 워낙 쎄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허나 지산의 경우에는 CJ가 본격적으로 합류했다고 치더라도 차후 라인업을 결정할 때 SIG 페스티벌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올해 지산의 경우 ‘안가면 후회할 라인업.’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4월 1일에 공식 발표될 1차 라인업의 윤곽이 드러나야 어느 정도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일단 네이버의 정글뮤직에서 입수해 발표한 자료는 보류하기로 한다. 그나마 신뢰성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도 정확히는 ‘공식 발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SIG 페스티벌은 아직 라인업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흘러나온 보도로 확정 소식이 들려온 혹은 유력한 세 팀은 다음과 같다.

The Vaccines (확정)
The Kills (확정)
Elbow (유력)

여기서 백신스킬스의 경우에는 못봐서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안온다고 울고불고 난리칠 수준은 아니다.(이것은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해 판단한 것.) 허나 엘보우의 경우에는 뭔가 많이 아쉬워진다. 일단 이 팀은 올해 글래스턴베리 2011의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U2 직전에 공연하기로 결정된 팀이며, 레딩-리즈 페스티벌에서도 뮤즈 전의 서브헤드 공연이 예정되어있다. 머큐리상을 받은 4집과 최근 나온 5집의 음악성은 이런 성공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팀이 올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쉽다.

글제목과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글이 샜는데, 사실 위에서 말한 내용이 세 페스티벌이 모두 같은 날짜에 열림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쉬운 점이다. 지산과 후지 두 페스티벌만이라면 충분히 연계가 가능하지만, SIG가 끼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실 지산 입장에서 후지와의 연계의 유리한 점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는 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일본에 비해 호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 물론 비행기가 있으므로 아주 못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밴드 멤버만이 아닌 스탭이나 밴드에서 공수하는 장비 운송까지 감안을 한다면 걸리는 시간상 호주로 가는 것보다는 한국으로 가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하는 아티스트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최근 들어서 페스티벌 벨트라는 요소가 부각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밀집해 있는 유럽의 페스티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효과일 뿐, 아직까지 아시아 시장에서는 좀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지산의 경우에는 비단 후지 록 뿐만이 아닌 섬머소닉 페스티벌, 중국, 대만, 동남아 등 다양한 연계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허나 아시아 음악 씬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 일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것도 딱히 무난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올해는 일본에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크다는 점도 생각을 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의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이는 올해 여름의 아시아 페스티벌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단 후지 록과 섬머소닉은 각각 2차 라인업, 전야제 라인업 등을 발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무사히 열리게 된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취소로 방향을 돌릴 경우에는 여파가 국내 페스티벌에도 미칠 수 있다.(물론 계약이 완료되었다면 출연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일본 공연을 취소하면서 아시아 투어 전체를 취소할 경우도 배제하기는 힘드므로.)

그리고 올해가 앞으로의 분수령이 될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경우, 작년에 LCD 사운드시스템을 데려왔던 것이 SIG와의 연계가 맞다면, 이를 더욱 더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결정된 날짜도 작년처럼 지산보다 한 주 앞서 개최하는 입장이므로 더더욱 그렇다. 다만 작년처럼 뭔가 이도저도 아닌 중간 수준이라면 앞으로 버텨내는 것도 상당히 힘들 것이다.

사실 위에서는 아쉬운 소리만 풀어놓긴 했으나, 앞으로 이 세 페스티벌이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느냐에 따라서 7월 아시아-호주 페스티벌 시장의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일단 2009년과 2010년의 모습만 놓고 보면 후지 록이 앞에 서고 지산이 그 뒤를 따라가며, SIG는 후지 록과 섬머소닉의 중간에서 그를 잘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올해는 섬머소닉의 날짜가 평소처럼 8월 첫째 주가 아닌 둘째 주라는 점이 변수라면 변수. 후지 록과 섬머소닉 사이에 호주와 아시아 투어를 도는 아티스트들이 많지 않다면 라인업 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법칙은 이 음악 씬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바. 앞으로 이 페스티벌들이 어떻게 나아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추천! 추천수는 원고료 지급에 반영됩니다.

Tags: , , , , , , ,

댓글 5개

  1. 하루HARU 님의 말:

    편집장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고 또 저도 작년 허리진은 그래도 선방했다고 보고 있지만 2회 지산 최종 나왔을때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더군요.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 것인지…

    • 아다마 님의 말:

      제생각엔 1회 라인업은 딱 한국팬들에게 익숙하고 표가 잘팔릴 밴드들 위주의 이상적인 형태였던거같아요. 다만 그게 요즘이 페스티벌시장 추세와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데서 오는 괴리감이죠 ㅎㅎ (사실 라인업의 ‘트렌디’함으로 보면 1회보단 2회가…)

  2. ( ╹ ◡ ╹ ) 님의 말:

    벨앤세..벰윅…언니네..

  3. 님의 말:

    2회 허리진이 왜 안좋았다는 건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네요. 뱀파이어 위켄드야 최근 주가나 인기나 말할 것도 없고 코린 베일리 래에 페스티벌 섭외가 쉽지 않다는 국내 최고의 밴드 언니네 이발관까지 있었는데요. 스타세일러나 지미잇월드야말로 ‘트렌드에 뒤쳐진’ 밴드들 아닌가요?

    • 하루HARU 님의 말:

      글을 쓸 때 약간의 실수가 있었는데, ‘핫하다는.’ 언급이 아니라 티켓파워로 했어야 했습니다. 그 부분은 잘못 썼으니 사과드리구요. 다만 뱀위, 벨앤세, 코린, 뮤트매쓰의 라인업이었음에도 작년에 지산 라인업이 1회 때보단 별로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걸 언급하려는 의도였는데 약간 빗나갔네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