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 : 난 하루종일 무슨 음악을 들을까
Column, FEATURE, HEADLINE — By Cassie on 10월 16, 2010 at 1:39 오전나는 아이팟을 늘 손에 쥐고 다니면서 시도 때도 없이 곡을 바꾼다. 대체 왜 이렇게 미친듯이 곡을 바꿔대는지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나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규칙에 의해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며칠을 다니면서 나를 관찰(..)해본 결과 매일 시간과 장소에 따라 듣는 음악이 거의 비슷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의 하루를 듣는 음악의 변화로 묘사해보고 싶어졌다.
일어나서 집에서 나오기까지: Belle & Sebastian – The Stars of Track and Field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는 침대 옆에 있는 오디오를 켠다. 아침 시간은 안그래도 이것저것 소음이 많으니 평화로운 벨 앤 세바스찬Belle & Sebastian을 듣는다. 지산에서의 즐거웠던 무대를 생각하며 즐겁게 화장품을 쳐바르고 머리를 하고 가방을 챙길 수 있다=)
Similar choice: 스케이팅 클럽Skating Club, 오지은
집에서 나와서 역까지: Dirty Pretty Things – Come Closer
나에게는 집에서 지하철 역을 걸어가는 동안이 하루 중 가장 산뜻한 시간이다. 그래서 이 시간에 무슨 음악을 듣는지가(라기보다도 그 시간에 들은 음악이 얼마나 나의 기분과 싱크가 맞았는지가) 하루의 기분을 결정해버린다. 요즘처럼 해가 따뜻하면서도 쌀쌀한 날씨에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랑말랑한 노래를 부르는 칼 바렛Carl Barat의 목소리가 좋다. 칼과 비슷한 느낌의 뮤지션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없었다. 베이비섐블스Babyshambles마저도 아침에 듣기엔 살짝 광기충만이다.
Similar choice : 없음
역에서 지하철플랫폼까지: Arcade Fire – Modern Man
실내로 들어오면 우선 공기가 탁하다. 이런 공기에선 더 이상 DPT을 듣고 싶지가 않아진다. 칼의 목소리에는 탁한 공기를 가르는 상쾌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새 앨범은 상쾌함을 잘 잡아낸다. 이 앨범, 특히 그 중에서도 “Modern Man”을 들으며 계단을 올라가면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몸을 스쳐가는 기분이 든다.
Similar Choice : 리버틴스The Libertines
지하철 안: Discovery – Carby
지하철 안에서는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도 나의 정신을 깨워줄만한 정도의 비트감은 있되 미친듯한 비트 폭풍은 아닌 곡이 좋다. 디스커버리Discovery가 그렇다. 디스커버리는 라 라 라이엇Ra Ra Riot의 웨스 마일스Wes Miles와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의 로스탐 뱃망리즈Rostam Batmanglij가 만든 프로젝트 일렉트로니카 그룹으로, 다른 일렉 그룹에 비해 좀 더 멜로디가 장난스럽고 따뜻한 느낌이다. 개진지한 디스코그래피를 만들어야겠다는 부담 없이 작업하는 데에서 오는 가벼움이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 같다. 게다가 웨스나 로스탐이나 워낙 실력이 있기도 하고. 객원 보컬들의 목소리도 펫샵보이스같은 하이 피치가 아니라 아침에 듣기에 부담이 없다.
Similar choice : 쉬 앤 힘She & Him, 쿡스The Kooks
여기서부터 나의 하루는 학교에 가는 날과 가지 않는 날로 나누어진다.
학교에 가는 날을 먼저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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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는 날은 신촌역에서 내린다.
신촌역에서 새천년관/신학관: The Smiths –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
지하철에서 내려 학교까지 가는 머나먼 여정에는 나를 살아 숨쉬게는 하되 들떠서 필요 이상으로 체력 소모를 하지는 않게 하는 곡을 듣는다.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곡. 그러면서도 과거에 대한 미묘한 향수(?)가 있어 분위기를 잃지 않는 게 포인트다! 목소리에 감탄하느라 시간 감각을 잃게 하는 뮤지션이면 더욱 좋다. 아니면 30분을 걸을 수가 없다 (ㅅㅂ)
Similar choice : 일스Eels, 베이루트Beirut
새천년관/신학관에서 도서관: The xx – VCR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에 가는 길에는 무조건 엑스엑스The xx를 들어야 한다! 더운 날에는 특히나. 오후 서너시쯤 나른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십분 이십분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정신이 몽롱해지게 마련이다. 이런 몽롱함에는 엑스엑스의 음악이 너무 잘어울린다. 특히 “Intro”에서 “VCR”, “Crystalised”로 이어지는 앨범의 앞부분. 오후 햇살과 xx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공간감이 합쳐지면 잠깐이나마 정신탈출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Similiar choice : 없음
도서관 엘리베이터 안: Kate Nash – Birds
그냥 습관이다. 도서관에는 유리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어느 날 꽉찬유리 엘리베이터에서 작렬하는 햇살을 받으며 케이트 내쉬Kate Nash를 처음으로 들었는데, 그 여자의 목소리가 어찌나 달콤하게 느껴지던지. 그 후로 도서관 엘리베이터를 탈 일이 있으면 항상 케이트 내쉬를 듣는다. 7층 옥상카페까지 가는 날엔 케이트 내쉬의 목소리가 더욱 사랑스럽다:)
Similiar choice : 없음
도서관 멀티실: Perfume Genius – Mr. Peterson
인터넷 빠른 컴퓨터가 많고 조용하고 아무도 내가 뭘 하는지 신경 안쓰는 곳이라니. 멀티실은 천국이다. (천국도 그렇겠지만 여기도 자리경쟁이 상당히 심하다) 바쁘게 밀린 과제를 하고 있다는 점이 행복을 많이 앗아가긴 하지만 말이다. 이곳에서 퍼퓸 지니어스Perfume Genius를 들으며 눈물 짜내는 페이퍼를 쓰면 그래도 나름 재미있다.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릴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을때는 아키텍쳐 인 헬싱키Architecture in Helsinki를 들으면 된다. 이곳에서의 포인트는 과제로부터 내 정신을 뺏어갈 만큼 존재감이 큰 음악을 듣지 않는 거다!
Similar choice : 아키텍쳐 인 헬싱키, R.E.M
만약 택시를 타면: Pavement – Fillmore Jive
가끔 집에 가는 길에 도저히 지하철 역까지 걸을 자신이 없으면 이대역(신촌역까지 가는 길은 차가 좀 심각하게 많아서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까지 택시를 탄다. 사실 이대역이건 신촌역이건 퇴근시간 이 일대의 길에는 차가 너무 존나 심각하게 많다. 그 공기와 북적대는 사람을 견딜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타도 택시 바깥의 지저분한 풍경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바깥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피로와 짜증이 몰려온다. 이럴 때는 이펙터를 쓴 것 같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가진 보컬이 전혀 안 뻔한(!) 멜로디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곡을 듣고 싶어진다. 페이브먼트Pavement같은.
Similar choice: 줄리앙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 스트록스The Strokes
택시를 안탄다면! 도서관에서 정문: Jonsi – Animal Arithmetic
그렇지만 택시를 타는 날은 거의 없다. 교재, 빌린 책, 랩탑, 자판기에서 뽑은 물, 주스, 커피 등으로 무거운 가방을 지고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날따라 신은 높은 신발을 신고 내리막길을 이십분 넘게 터덜터덜 걸어야 한다는 거다. 도서관부터 신촌역까지 이 망할 머나먼 여정에서 지쳐 나자빠지지 않기 위해선 내가 이곳에 있지 않다고 믿게 만드는 음악이 필수적이다. 존재감이 너무 넘쳐서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실제 나는 아이슬란드에서 요정들과 춤추고 있고 백양로는 꿈일 뿐이라고 믿게 만드는 그런 음악 말이다. 그런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신나게 박자에 맞춰 뛰어갈 수 있도록 비트감까지 갖춰준 고마운 앨범이 바로 욘시의 솔로 앨범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난 “Animal Arithmetic”. 눈을 감고 이 음악을 들으며 백양로를 뛰어가면(차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정말이지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같은 일인지 새삼 느껴진다.
Similar choice: 시규어 로스Sigur Ros, 슬레이 벨스Sleigh Bells, 미카Mika
정문에서 지하철: Weezer – Hash Pipe
하지만 하교길의 최고 난관은 바로 이곳이다. 학교 안은 학생들 뿐이니 비교적 한적하기라도 하지, 정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신촌을 배회하고 있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맞딱드려야 한다. 벌레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상점들과 그 좁은 길을 미친듯이 돌아다니는 차 때문에 이곳엔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 자체가 거의 없다. 제정신으로는 이 곳을 걸어갈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내 혼을 쏙 빼고 지랄지랄 해대는 곡이 너무도 필요하다. 작년 이맘때쯤, 고3 마지막 수시가 끝난 날, 자유를 만끽하며 미카 공연에 늦지 않기 위해 집으로 달려오는 길에 우연히 들은 “Hash Pipe”는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세상 최고의 곡이었다. 교복 차림으로 미친 사람들 사이를 방방 날아다니며, 앞으로도 매일 이 길을 오가게 된다면 최소한 돌아오는 길에서는 늘 “Hash Pipe”를 들으리라 다짐했었다.
Similar choice: 로스 캄페시노스!Los Campesinos!
지하철 안: Almost Famous
위저의 기운을 빌려 우여곡절 끝에 지하철을 타면 그 때부턴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정신을 빼놓고 쉬고 싶어진다. 정신을 빼고도 볼 수 있는 영화여아 하기 때문에 이미 20번은 넘게 본 영화를 봐야 한다. 내용도 별로 불편하지 않은 걸로. 올모스트 페이모스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빌리 크루덥, 주이디샤넬, 70년대 음악, 웹진, 락에 대한 사랑, 잉여로운 인생, 스피릿! 윌리엄이 처음으로 스틸 워터를 인터뷰하러 갔던 백스테이지에서 살포시 죠니 미첼Joni Mitchell의 곡이 흘러나오는 장면이 가장 좋다. 싫어하는 장면은 건너 뛰면서 본다. 이미 천만번 봐서 건너 뛰어도 상관도 없다. 그냥 이 영화의 따뜻한 분위기에 빠지면 되는 거다=)
Similar choice : I’m Not There, Borat, Before Sunset, Juno
지하철플랫폼에서 역앞까지: Simon & Garfunkel – America
Almost Famous를 보고 나면 옛날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and Garfunkel – 영화에 윌리엄 엄마가 사이먼이랑 가펑클 둘다 마약한 사람마냥 눈이 풀렸다면서 이사람들의 음악을 못 듣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 의 “America”나 로드 스튜어트Rod Stuart의 “Sailing”,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Strangers in the Night”, 소닉 유스Sonic Youth의 “Superstar”. 아니면 비틀즈The Beatles의 “Strawberry Fields Forever”. 요즘 음악에서는 사이먼 앤 가펑클이나 비틀즈가 가진 따뜻함을 느끼기가 쉽지가 않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벨 앤 세바스찬에게서도. 이들의 음악은 하루동안의 피로와 짜증을 뒤로한 채 웃는 얼굴로 가족들을 마주하게 해준다.
Similar choice : Rod Stuart, Frank Sinatra, 자니스 이안Janis Ian, Sonic Youth, The Beatles
지하철에서 집 앞까지: Jeff Buckley – Hallelujah
추운 밤일수록 마음이 뜨거워지는 음악을 찾게 된다. 주로 슬픈 감정을 자극하는 음악이 그렇다. 너무 잔잔해서 보컬의 슬픔이 더욱 애절하게 와닿는 그런 곡들. 할렐루야가 그렇다. 그의 노래를 듣다가 찬바람이라도 한줄기 스쳐가면 내가 살아있다는 평범한 사실이 이상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빨리 죽어버린 그가 그립다가 애틋함마저 생겨난다. 이런 곡을 들으며 서두를 것도 없이 한걸음 한걸음 차가운 밤거리를 걸으면 기분 좋게 하루가 끝난다.
Similar choice : 브라이트 아이스Bright Eyes, 앤틀러스The Ant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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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에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라 강남역에 간다면 음악 초이스가 완전히 달라진다!
강남역지하도에서 역앞까지: Animal Collective – Summertime Clothes (Dam Funk remix)
강남역엔 언제나 사람이 넘쳐난다. 그것도 요상한 클럽 스타일로 사람이 많다. 지하철이 올 때마다 덩어리 덩어리 몰려나오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하도를 거쳐 지상으로 올라가는 그리 짧지 않은 길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있자면 미쳐버릴 것만 같다. 더운 여름날 아무 생각도 없이 부츠를 신고 나왔으면 더욱. 이곳에서 미쳐버리지 않으려면 존재감 크고 비트가 강한 (강할 뿐 아니라 빠르기도 한) 미친 하이퍼한 음악을 듣는 수밖에 없다. 그럴 땐 살짝 미친 느낌으로 좋은 음악의 대표 주자가 필요하다. 바로 애니멀 컬렉티브Animal Collective! 하지만 그들의 곡들은 전반적으로 비트감이 부족하니 리믹스를 들어주면 되겠다. 애니컬의 청량감에 비트감이 더해지면 정신을 잃지 않고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단숨에 지상으로 뛰어갈 수 있다! (사실 뛰어간다고 사람지옥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지만.) 참고로 “Summertime Clothes”의 리믹스 버전은 Kimtrue Compilation 2에서 알게 되었다! =]
Similar choice : 디지털리즘Digitalism, 저스티스Justice, MGMT
택시 안 : The Verve – This is Music
강남역에서 내려 걸어가긴 좀 멀지만 지하철과는 상관이 없고 그렇다고 버스 노선은 더욱 모르겠는 어딘가를 갈 땐 택시를 탄다. 이 때 타는 택시는 신촌에서 타는 택시와 느낌이 다르다. 강남역에서 탄 택시의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신촌에서 탄 택시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묘한 애잔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딘가 좀 슬픈 구석이 있는 신촌과 달리 강남역은 발랄함 그 자체라서 그런건가. 그래서 강남역에서 택시를 타면 전혀 알지 못하고 평소에는 거의 듣지도 않는 버브의 슈게이징 돋는 앨범을 듣는다. 이 앨범과 조우했을 때의 불편함과 어색함이 번잡스러운 대낮의 풍경과 소음이 차단된 택시 안이 만들어내는 대조에 잘 어울린다. 택시 아저씨 옆자리에 앉아 한 귀로는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귀로 버브의 노래를 들어도 좋다.
Similar choice : 에어Air,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샬럿 갱스부르그Charlotte Gainsbourg
혼자 죽치고 앉아있는 카페: 이소라 – Track 3
혼자 죽치고 카페에 앉아있고 싶을 때/있어야만 할 때 나는 주로 글을 끄적거린다. 그래서 이 때는 잔잔하고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으면서 (그러면서도 카페에서 틀어주는 뉴에이지 음악을 덮을 정도의 존재감은 되는) 앨범의 분위기가 곡별로 끊어지지 않고 곡에서 곡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앨범을 듣는다. 이소라 7집, 언니네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의 1,2집. 홍대의 Television 12에 가면 “Come Closer”나 “Everything is Changing” (가끔은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도)을 틀어주기 때문에 아이팟으로 굳이 음악을 듣지 않아도 된다=]
Similar choice : 언니네이발관, Corinne Bailey Rae
쇼핑 : Vampire Weekend – A-Punk
쇼핑을 할 때는 어떤 다른 일을 할 때보다도 (나는 등산도 산책도 안하니까!) 많이 걸어야 한다. 그 사실을 잊기 위해 업템포의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 업템포지만 이어폰을 귀에서 한쪽만 빼고도 매장 직원이랑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신나는 음악. 그렇지만 뱀파이어 위켄드보다 더 괴상하게 신나는 음악(MGMT, Animal Collective)을 들으면 요상한 옷을 집어들지도 모르니 자제해야 한다. 지난번에 애니컬을 들으면서 쇼핑을 했더니 처음 들어보는 LA 디자이너가 만든 형광 핫핑크 니트 스웨터를 사고 말았다…
Similar choice : 투 도어 시네마 클럽Two Door Cinema Club, 우피Uffie
집에 돌아가는 택시 안: Radiohead – High and Dry
강남역에서 집에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은 라디오헤드와 정말 잘어울린다. 어두운 밤 적막 속에서 들려오는 톰 요크Thom Yorke의 목소리라니. 그 환상적인 조화는 매일 보는 서울의 징글징글한 자동차와 가로등 불빛도 아름다워보이게 한다. =)
Similar choice: I’m Not There OST, Joni Mitchell, 사라 맥래클란Sarah Mclachlan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 Pet Shop Boys – Pandemonium
모르겠다. 닐 테넌트Neil Tennant의 목소리를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북적거리는 밤 지하철에서는 닐 테넌트의 목소리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서 집에 잘 들어가라고 다독여주는 기분? 이라고나 할까. 특히 이부분이 좋다: “Oh, now look what you’ve gone and done / You’re creating pandemonium / That song you sing means everything to me / I’m living in ecstasy” 지산에서 자느라 펫 샵 보이즈Pet Shop Boys 공연을 놓친게 후회된다. 생각해보니 올해 글라스토의 헤드이기도 했었는데 ㅇ-ㅇ
Similar choice: 없음
지하철 플랫폼에서 집 앞까지: Crystal Castles – Alice Practice
MGMT나 Sleigh Bells가 미친 음악이라고 한다면, 크리스탈 캐슬Crystal Castles의 음악은 결코 미친 음악이 아니다. 얘네의 음악에서는 미친 사람은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슬픈 감정이 묻어난다. 이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 스킨스의 장면이 기억나서인지도 모르겠다. 여튼, 밤에 MGMT를 들으며 집에 돌아가면 마음이 들떠 잠이 오지 않겠지만, 크리스탈 캐슬을 들으면 (분명 둘 다 지랄맞고 시끄럽지만)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특히 “Alice Practice”나 “Celstica”를 들으면 그렇다. 무대 위 앨리스 글래스Alice Glass의 모습을 봐도 그렇다. 왠지 앨리스 글래스는 마냥 신나고 들뜬 펑크걸이 아니라 뭔가를 감추고 싶어 미친 척 하는 여자같아 보인다. 그래서 좋다. “Alice Practice”를 들으면서 “인생은 그런거다” 하고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오는 것도, 고스트몰Ghostmall을 들으며 한껏 톤다운 된 비슷하게 미친 사람들의 미친 인생에 대한 bitching에 공감하는 것도.
Similar choice : Ghostm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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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서 집 안까지: Kasabian – L.S.F
이상하게도 집에 돌아오는 엘리베이터에서는 L.S.F를 들어야만 마음이 놓인다
침대에 누워서: 네스티요나 – 폭설
더 이상하게도 네스티요나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면 잠이 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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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되지 않은 특이한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Dirty Projectors – Cannibal Resource
더티 프로젝터스Dirty Projectors의 음악엔 뭔가 병원냄새와 잘 어울리는 요소가 있다. 보컬 목소리? 라던가.
엄청 추운 밤길을 걸어갈 때: 검정치마 – Antifreeze
‘우리들은 얼어붙지 않을거야’라니. 내가 얼어죽지 않을거라는 확신을 준 곡은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작년 겨울 내내 밤마다 검정치마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만원버스 안: Arctic Monkeys – Brianstorm
앍틱 2집의 초반부처럼 미친 스피드와 시끄러운 드럼으로 끊임없이 몰아치는 앨범을 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데스메탈 느낌으로 웅장하게 시끄럽지도 않고, 딱 만원버스에서 시간이 빨리 흘러가게 할 정도다. 멜로디도 귀에 감기고, 알렉스 터너Alex Turner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매력적이다.
기타 레슨에서 돌아오는 길: Sleigh Bells – Infinity Guitars
기타 레슨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이 디스토션 작렬의 곡을 카피하는 상상을 한다.
지금까지 들은 모든 음악이 지겨울 때: David Bowie – Changes
지금까지 들은 모든 음악이 지겨울 땐 지겨움의 반의어인 데이빗 보위David Bowie를 들으면 된다. 나는 헝키 도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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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말 이럴까 싶겠지만,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를 알게 된 후로 만원버스에서 그들의 음악을 듣지 않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물론 삶에는 수많은 다른 순간들이 존재한다. 그런 다른 순간에는 여기 나열되지 않은 다른 좋은 음악을 듣는다. 어쩌다가 어떤 순간이 그 때 듣고 있던 어떤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 나는 그때의 느낌이 너무 좋아 우연히 지나쳤을 수도 있는 순간을 습관적 일상으로 만든다. 그러면서 그 때 들었던 음악도 일상이 되고 나의 일부가 된다.
무슨 음악이 좋은지는 정말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어디를 가는지에 따라 무슨 음악이 좋은지가 달라지는데, 우리는 모두 다른 곳을 다니며 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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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우오!! 글 정말 재밌네여! ㅇㅎㅎㅎㅎㅎㅇㅎㅇㄹㅇㄹㄹㅇㅇㅎㅎㅎ 전 밖에서 음악 들으면 귀 나빠질까봐 잘 안듣게되더라구여..
귀엽당 ㅋㅋㅋ
저도 그런 생각 많이했었는데 그냥 들어요 ㅋ 하지만 볼륨을 절제하려고 항상 노력하죠.
너무 정확하게 공감가는 노래들도 있고(벨앤세라든지, 뱀파윜이라든지)
읭?ㅋㅋㅋ 싶은 노래들도 있어요 ㅋ(비틀스와 사이먼앤가펑클 사이에 이끼어있는 소닉유스라던가…)
전 주로 앨범단위로 주욱 듣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싸돌아다니다보면 “아 지금은 이 노래를 들어야만 해!” 같은 순간들이 분명 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커랑 서머위크앤티 갔을때
둘쨋날에 저멀리 루페피아스코가 들리고
어두운 바닷가 걸으면서
우리는 리버틴즈를 들어야 해!
이러면서 리버틴즈 듣고ㅋㅋㅋ
플릿폭시즈를 들어야해!
이러면서 플릿폭시즈 듣고 이랬던게 기억나는군요..ㅋㅋㅋㅋㅋ
[경험담] A Day in the Life: 난 하루종일 무슨 음악을 들을까? 나의 생활패턴별 음악 플레이리스트. http://www.scatterbrain.co.kr/headline/5... #scatterbrain
RT @scattermusic: [경험담] A Day in the Life: 난 하루종일 무슨 음악을 들을까? 나의 생활패턴별 음악 플레이리스트. http://www.scatterbrain.co.kr/headline/5... #scatterbrain
RT @scattermusic: [경험담] A Day in the Life: 난 하루종일 무슨 음악을 들을까? 나의 생활패턴별 음악 플레이리스트. http://www.scatterbrain.co.kr/headline/5... #scatterbrain
저는 장소보다는 기억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 것 같네요ㅎ 어떤 기억이 문득 떠올랐을 때, 그 때 드는 기분에 맞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 같아요
전 출퇴근 시간이 짧아서 대부분 라디오레드+콜드플레이
3~4곡으로만 골라서 듣고 다녀요
저는 계절별로 듣는 음악이 좀 다른듯
저는 관악청년포크협의회 음악을 자주 듣는데, 근래 들어 등하교길이 길어지면서 음악 듣기보다는 트위터 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두 가지를 같이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멀티태스킹은 안 되어서요 ㅋㅋ;
헐.. 이 글 노가다의 흔적이 보이는군요. 좀 쩝니다. ㅋㅋ
전 볼륨 무조건 만땅. 나중에 나이 들어서 고생해도 상관없습니다.
귀가 터질듯이 들어야 전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요.
새천년관, 신학관 동선이면 UIC같은데 맞나요?
음악적 취향이 저랑 비슷하네요!
얼어죽지 않을 확신!!ㅋㅋ 크게 웃고 갑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