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페특집12] Vampire Weekend 공연 리뷰

FEATURE, HEADLINE, Live Report — By 아다마 on 8월 7, 2010 at 9:04 오후

> 언제 : 2010년 7월 30일 19시 20분
> 어디 :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빅탑스테이지
> 누구 :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 요약 : “흠 잡으려고 달려들지 않으면, 흠 잡을데가 없었던 공연”

> 셋 리스트

1. Holiday
2. White Sky
3. Cape Cod Kwassa Kwassa
4. I Stand Corrected
5. M79
6. California English
7. Cousins
8. Run
9.  A – punk
10. Blakes Got  A New Face
11. Giving up the gun
12. Campus/Comma
13. Mansard Roof
14. Walcott

멋진 공연이 되기 위해선 어떤것들이 있어야 할까.

당연히, 일단 본인들이 연주 실력이 있어야 한다. 가령 라이브 못하기로 소문난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의 한국공연은, 보컬부터 기타톤까지 ‘망한공연’의 대표적인 예였다. 반면 지산에서의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는, 앨범 수록곡들을 선보이는데 전혀 부족함 없는 연주력과 사운드는 물론, ‘2집 밴드’ 다운 멤버들간의 호흡도 보여주며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보컬 에즈라Ezra의 목소리도 계속된 투어에 지쳤을텐데도 불구하고, 더위를 잊게 할 만큼 청량했다.

[구레나룻 없는 남자중 세상에서 가장 멋진 Ezra (제공=지산밸리 공식홈페이지)]

소리의 재현을 뛰어넘어, 뮤지션의 공연 태도 혹은 쇼맨쉽 또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멤버들은 시종일관 흥겨운듯 자기들끼리 어깨들썩춤을 추며 무대위에서 놀았고, 특히 베이시스트 크리스 바이오Chris Baio의 흐느적흐느적대는 다리놀림은 저러다 다리 꼬여서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하게 만들정도로 귀여웠다. 보컬 Ezra는 관객들의 참여를 적절하게 유도했고, 관객과의 호흡은 “One (Blake’s Got A New Face)”를 부를 때 절정에 달했다.

다음으로 좋은 관객들이 있어야 한다. 지산밸리에 모인 관객들은 좋은 관객들인가? “좋은”의 의미가 밴드의 공연에 열광적으로 반응해 준다는 뜻이라면 한국 관객이 A급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 별로 없을거다. 공연 분위기가 좀 방방뜬다 싶으면 여지없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슬램존과 서클핏. 뱀파이어 위켄드는 과연 (영국,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의) 자기들 공연에서 “총 관객수 대비 슬램존 / 서클핏 참여자의 수”가 이렇게 많았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게다가, 한국 관객들은 말도 잘 들어서 정말 시키는대로 잘한다)

셋리스트도 중요하다. 한 시간 공연 내내 뻔한 BPM으로 달리면 노래들이 좋아도 그 매력이 상당히 반감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뱀파이어 위켄드는 너무 유리하다. 노래들이 모두 그들의 오리지널리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개별성을 갖추고 있다. 들썩들썩의 정공법으로 분위기를 띄우고(“Holiday”) 재치넘치는 어레인지가 돋보이는 곡으로 주변정리를 한 다음 (“Cape Cod Kwassa Kwassa”), 여름밤의 낭만을 고취시키고 (“M79″), 오토튠도 쓰면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다가 (“California English”), 그 자리에 모인 모든 관객이 하나가 될만한 초특급 앤썸Anthem으로 객석을 폭발시키고 (“A-Punk”), 서정성이 가미된 멜로디로 한숨 돌린다음 (“Giving Up The Gun”), 마지막은 깔끔하게 춤추면서 마무리 (“Walcott”). 아 완벽하다. 한 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도다. 팔색조의 매력이란 이런걸 두고 하는말 일테지.

[Ezra가 공연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 수를 공개하고 있다 (제공=지산밸리 공식홈페이지)]

밴드활동이라는 것도 “분위기”나 “기세”라는게 꽤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한번 전성기에서 물러났던 밴드가 제자리로 돌아가는것이 무진장 힘든것도 그런 이유다(그런 사례가 없진않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있는 뱀파이어위켄드가 지산밸리에서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여준 것은 지극히 예상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08년 최고의 신인중 하나로 꼽혔고, 올해에는 빌보드 앨범차트 1위도 해냈으며, 페스티벌의 단골손님으로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호평받는 라이브를 펼치고 있었으니까. 다만 실제로 마주하게된 공연의 퀄리티가 우리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는 점에서 더 큰 환호성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다만, 굳이 지적을 하자면 또 못 할건 없다. 1) 오프닝 곡으로 “Mansard Roof”가 아니라 “Holiday”를 선택한 건 미스 초이스. 인트로 곡이 끝나자마자 관객들은 약 2.7초간 ‘응?’ 상태에 빠졌다. 2) 사운드 문제. “California English”때 에즈라의 기타가 잠깐 먹통이 되었고, “Cousins” 초반에 마이크가 나갔다. 이건 밴드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3) 공연을 10분가량 일찍 끝냈다. 이는 2집 밖에 안되는 디스코그라피에 곡 길이가 3분을 넘지 않는 뱀파이어 위켄드의 특성 때문이리라. 차라리 벨 앤 세바스찬과 뱀파이어 위켄드의 위치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버뜨, 하우에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훌륭했고 관객들은 즐거웠다. 그럼 됐지, 뭐.

>> 평점: ★★ | BEST OF SUMMER ‘10

* Vampire Weekend – “A-Punk” (Live at Jisan ‘10)

* Vampire Weekend – “Oxford Comma” (Live at Jisan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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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개

  1. 아다마 님의 말:

    읔ㅋㅋ 저 옥스포드콤마 영상은 소리가 너무 작게 녹음되어서 일부러 내가 안넣은건데 ㅋㅋ ㅠ

  2. 냘냘 님의 말:

    굳ㅋㅋ

    유튜브에서 내 뒷통수 보는 기분도 쌍콤한듯

  3. 이마트 님의 말:

    지산의 캐굴욕은 벨앤세바스챤.
    어찌 뱀파이어에게 밀리고 언니네이발관과 쿨라쉐이커에게도 밀려야 했는가… ㅠㅠ
    첫날 헤드라이너 인기가 둘째날 셋째날에 비해 딸려서 빅카드를 뒤에서 세번째에 넣어버렸다고 위로는 하지만…
    90년대부터 음악 듣던 사람들은 대부분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 듯.
    근데 뭐 둘째날 보니까 장기하 인기가 벨앤세바스챤보다 훨씬 많은 것 같더군요. 후후

  4. ( ╹ ◡ ╹ ) 님의 말:

    내가 에이펑크 까진 괜찮았어.
    블레이크부터 정신을 놨어.
    으윽

    맨사드루프 할땐 진짜 공연 언제끝나나 이 생각도 들었음
    ㅠ 다음에 다시 오면 그땐 제대로 놀아줘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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