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rightest Diamond / Basia Bulat @ Bowery Ballroom, NY

HEADLINE, SERIES, Sounds of New York — By 로그스 on 5월 13, 2010 at 7:57 오후

뉴욕에 있었던 한 달 동안 한국에서 부터 보기로 했던 공연은 약 15개 정도였다. 그러니까 가기 전에 이미 절반정도의 일정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거기에 인터뷰 일정과 약간의 관광 일정까지 있었으니 채워야 할 날은 약 10일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런 날들은 한 2~3일 전에 공연 일정을 쭉 보고 한 번이라도 이름을 마주친 적이 있거나, 혹은 그냥 끌리는 공연을 랜덤으로 정해서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보러 가서 실망한 적이 없다. 이런 걸 보면 지금 뉴욕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뜨거운 곳인지, 또한 아티스트들한테는 경쟁이 심한 곳인지, 간접적으로 나마 알 수 있다.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My Brightest Diamond의 공연도 그런 공연 중 하나였다. 그리고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공연을 한 곳은 보워리 볼룸Bowery Ballroom으로 6~700명 규모의 중형 공연장이다. 뉴욕의 거의 모든 공연장들이 그렇듯이 공연장은 바와 결합된 형태를 갖추고 있다. 1층에 공연장이 있고, 2층에 발코니 형태로 바와 앉아서 술을 마시며 공연을 볼 수 있는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방문했던 공연장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리하는 글을 한 번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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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워리 볼룸 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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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서 본 내부 모습]

오프닝으로 나온 아티스트는 캐나타 출신 포크 싱어송라이터 바시아 불랏Basia Bulat이었다. 아무래도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 역시 여성 솔로 싱어송라이터 샤라 워든Shara Worden의 프로젝트이다 보니 오프닝 액트도 여성 뮤지션으로 고른 것 같았다. 포크 싱어송라이터, 라고 하면 그 말만 들어도 벌써 약간 졸려지는 건 사실이지만, 바시아 불랏은 평범한 파스텔뮤직/미니홈피 BGM 여성 뮤지션(아, 졸려)이 아니었다.

일단 영상 하나 보고 시작하자:

그녀와 그녀의 음악에서는 뭔가 영광스러운 아우라가 풍겨져 나왔다. 그녀는 나오자 마자 어떤 악기도 연주하지 않고, 무반주로 두 손을 꼭 모은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이건 단순히 그녀가 금발의 미녀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토하프autoharp(위 영상에서 연주하는 악기)와 해머드 덜사이머Hammered Dulcimer, 그리고 목소리가 합쳐져 만들어내는 그녀의 음악은 부드러웠지만 강했고, 편안했지만 매혹적이었다. 처음 접하는 아티스트였기에 노래를 하나도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그녀의 짧은 공연 동안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분명 포크 음악이고 멜로디에서는 포크의 냄새가 물씬 풍겨져 나왔지만, 악기의 편성이나 어레인지먼트에서는 클래식 음악의 영향도 많이 느낄 수 있다. 아마 이 지점이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와의 연결지점일 것이다.

나중에야 그녀가 2007년에 Oh, My Darling이라는 데뷔 앨범으로 2008년 캐나다 베스트 앨범에 주어지는 권위있는 Polaris Music Prize(Mecury Music Prize의 캐나다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의 후보에까지 올랐으며, 얼마전에 2번째 앨범 Heart of My Own을 발매했다는 걸 알았다. 그녀의 음악은 ‘영광스럽다’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아래는 이번 앨범에 실린 “Gold Rush”라는 곡의 라이브이다. 정말 좋다.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아래의 링크에서 MP3로 다운 받을 수 있다.

[Basia Bulat - "Gold Rush" (MP3 다운로드)]

이번 앨범의 또다른 하이라이트인 “Run”도 여기서 이메일을 입력하면 다운받을 수 있다.

바시아 불랏의 환상적인 무대가 끝나고 옆에서 본인처럼 황홀감에 빠져있던 한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와우.”

“와우.”

그렇게 우리는 친해졌다. 그녀의 이름은 레이첼 케리Rachel Kerry. 마이 브라이티스트의 광팬이었다. 당당하고 매력적인 여성 뮤지션들은 그들을 롤모델로 삼는, 혹은 그들을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는 팬들을 가지고 있다. 레이첼도 그들 중 하나였다. 우리는 바시아 불랏이 얼마나 멋졌는지부터 시작해서,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 뉴욕의 장단점, 지금 듣고 있는 음악들까지 신나게 30분 정도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우리는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의 공연까지 같이 봤고, 공연이 끝나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레이첼과는 2주 후에 같이 데이트를 즐겼다. 이 얘기는 나중에.

그렇게 레이첼과 수다를 떠는 동안, 무대에서는 한 광대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 광대가 여자였기 때문에, 처음에 본인은 그녀가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인 줄 알았다.무대가 세팅되는 동안 그녀는 풍선으로 모자나 칼을 만들어서 무대 앞 쪽의 관객들에게 씌워주기도 하고, 그들과 칼 싸움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해줬다. 지겨울 수도 있는 무대 세팅시간을 빨리 가게 해주는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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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여자 광대, 왼쪽은 무대 세팅하는 사람들]

그리고 드디어 샤라 워든이 등장했다.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잠깐 소개하자면, 그녀는 비록 2006년 Bring Me the Workhorse를 통해 데뷔했지만, 아주 오랫동안 음악을 해 온 뮤지션이다.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통해 음악적인 훈련을 해왔으며, 이를 소울, 오페라, 락 등 다양한 장르와 버무려 그녀만의 멋진 음악을 만들어왔다. 또한 서프얀 스티븐스Sufjan Stevens 밴드의 일원으로 투어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다음에 업데이트 될 그녀와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술을 마시고, 곡을 쓰고, 밴드를 만들고, 공연을 하면서 자라는 인디 키드들과는 매우 다른 음악적 경로를 걸었다. 그녀는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Classical Vocal Performance를 전공했다. 다시 말해, 전통적인 음악 교육을 받고 자라난 아티스트다. 여기에 다양한 공연활동과 아티스트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른 여러 음악장르를 담아냄으로써 지금의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가 되었다.

이러한 음악적 여정이 그대로 공연에 비춰졌다. 그녀의 공연은 매우 다채로웠다. 어떨 때는 전형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느낌을 주기도 하고, “Freak Out”같은 곡에서는 예예예스Yeah Yeah Yeahs카렌 오Karen O 같이 직선적인 펑크 아티스트의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유치원생들에게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치원 선생님으로 변신하기도 했고(실제로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곡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프린스Prince의 “Tainted Love”, “How Come U Don’t Call Me Anymore”를 커버할 때는 소울과 알앤비를 멋들어지게 소화해냈다.


["How Come U Don't Call Me Anymore"]

(본인이 찍은 영상이 별로라서 유튜브 영상을 올린다)

그렇게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그녀만의 색깔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바로 그녀의 보컬이었다. 말 그대로 ‘전공’인 그녀의 보컬은 바시아 불랏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고, 깊숙한 곳에서 뻗어나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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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그녀의 공연은 샤라 워든의 원맨쇼였다. 물론,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가 그녀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다채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음악으로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을 큰 특징으로 삼는 그녀의 공연은 한 편의 음악 드라마였다.

이 공연에서 분명한 매력을 가진 여성 싱어송라이터를 두 명이나 새로이 만날 수 있었다. 정말로 재밌었던 샤라 워든과의 인터뷰가 곧 올라간다. 마음껏 기대해도 좋다.


[이런 떼창도 있었다]

*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 마이스페이스: http://www.myspace.com/mybrightest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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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1. 아다마 님의 말:

    개인적으로나 스캐터를 위해서나
    뭘하나 꼭 건져오는 욕심쟁이……ㅋㅋ

  2. Den 님의 말:

    뤠이췔

  3. 더부룩 님의 말:

    “그녀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 아니야! 그건 단순히 그녀가 금발 미녀이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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