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DIY인생이다: 올리버의 집을 구경해보자
HEADLINE, SERIES, Sounds of New York — By 로그스 on 4월 20, 2010 at 5:06 오전DIY(Do It Yourself)는 인디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이다. 하기사 인디라는 말 자체가 ‘독립적인independent’이란 말에서 나왔으니, 어떻게 보면 두 단어는 유의어라고 볼 수도 있겠다. DIY는 별 거 없다. 그냥 스스로 다하면 되는 거다. 음악으로 따지자면, 혼자 곡 쓰고, 녹음하고, 커버 만들고, 앨범 만들고, 판매하고, 마케팅하고, 공연잡고 이런 거다.
비단 음악에서만 DIY가 있는 게 아니다. DIY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남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만들면 무엇이든 DIY가 되는 거다. 집을 직접 만들 수도 있고, 가구를 만들 수도 있고, 심지어 밥을 안 사먹고 직접 해먹는 것도 일종의 DIY다. 말하자면, 오픈 소스의 힘을 빌려 혼자 끄적끄적 만들어낸 이 스캐터브레인도 DIY다. 포드 자동차 생산과정처럼 모든 과정을 조각조각 내어 각 전문가들이 담당하는, 만드는 사람과 그 결과물이 완전히 유리된 대기업의 생산방식의 정반대에 서 있는 게 바로 DIY인 것이다. 그래서 DIY는 비효율적이다. 미끈하지도 않다. 그러나 DIY에는 혼이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문화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고, 사람들은 육면체로 만들어진 닭장같은 아파트에 즐겨 살며, 많은 이들이 비슷비슷한 모습에 안도하며 사는 걸 좋아하는 한국에는 이 DIY라는 게 참 생소한 개념이다. 부모님께 “헛 짓 하네. 그 시간에 공부나 해라, 이노무 자슥아!”라는 일갈을 듣기 딱 좋은 일이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라. 살면서 DIY로 해낸 일이 얼마나 되는가? 당신의 인생에서 DIY적인 부분은 얼마나 되는가? DIY만이 인생의 길이라든가 이런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그런 문화가 부족하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뭐, 그건 우리 탓은 아니다. 출생 > 유치원 >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수능 > 대학교 > 토익 > 취업 > 결혼 > 육아 > 퇴직 > 사망, 이라는 한국의 스탠다드 인생 코스에서 DIY가 끼어들 구석은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말로는 들어봤어도, 대체 DIY가 뭘까,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에서 그거 실천하는 사람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온다. 마치 “어떻게 이렇게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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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을 처음에 만들어냈던 사람은 천재다. 본인은 DIY에 대해서 100번은 들었고,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만, 인터뷰를 위해 A Place To Bury Strangers의 보컬인 올리버 액커만Oliver Ackermann의 집을 찾았을 때 깨닫게 된 것에 비하면 그런 건 가카의 뇌크기 정도도 아니었다. 뉴욕 인디의 본산 브루클린 서쪽에 자리잡은 그의 집은… 이렇게 말해두자: 내가 지금까지 가 본 장소 중 가장 쿨한 장소였다
한 허름한 창고를 개조한 그의 집은 다음과 같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침실, 부엌, 화장실, 연습실, 녹음실, Death by Audio라는 이름의 공연장, Death by Audio라는 이름의 기타 이펙터 제작소, 앨범 제작소, Death by Audio Records. 이게 한 사람의 집이다. 이 사람 집 구경 시켜주는 게 DIY에 대해서 백번 이야기하는 것 보다 낫다. 이것이 DIY인생이다.
원래는 인터뷰를 위해 그의 집을 찾았으나, 본인과 사진사로 활약한 스마일이 집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자 올리버는 친절히 집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는 집이 너무 너저분하지 않냐고 멋적은 웃음을 지었고 - 그건 분명히 사실이었지만 – 본인은 너무 멋진 집이라고 답해주었다.
썰이 너무 길었다. 먹을 건 사들고 올 필요 없다. 그냥 따라와라. 구경시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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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마치 현관 바깥쪽 모습인 것 같지만 사실은 집 안 쪽에서 찍은거다. 뭐, 바깥쪽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만. 도무지 주거시설처럼 보이지 않는 건물로 들어오면 1층에 저렇게 생긴 철제문이 보인다. 현관 옆에는 벨이 없고, 건물 바깥쪽에 벨이 있었다. 벨 위에는 페덱스FedEX 직원에게 “제발 소포 그냥 놔두고 가지 말고, 벨 눌러서 알려주고 가세요”라고 애원하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올리버는 자전거를 자주 애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자전거 타이어를 걸어놓은 것부터가 DIY스럽다. 자전거포 이런 거 안 키운다. 왼쪽의 흰색부분은 사진을 찢은 게 아니라 벽의 모습이다. 벽의 절단면이 불규칙한 것으로 보아 어뢰의 공격이라기 보다는 그냥 망치로 벽을 뚫은 것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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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현관을 통해 쭉 들어오면 널찍한 거실이 자리잡고 있다. 상당히 넓다. 천장은 2층 높이고, 실제로도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거실을 가운데 두고 각 방으로 갈 수 있다. 뒤에 부엌이 보인다. 부엌의 오른쪽 복도로 가면 침실이 자리잡고 있다. 올리버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침실의 사진은 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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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거실 왼쪽에 아무런 공간의 구분도 없이 바로 부엌이 자리잡고 있다. 허름해보이지만, 상당히 넓고 있을 건 다있다. 위에 걸려있는 냄비들과 벽의 아트웍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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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벽면]
부엌이 있는 반대쪽 벽면의 모습이다. 공연장 모니터 스피커를 떼온 것 같은 모니터 2개가 걸려있다. 집에서 음악을 들을 때 쓰는 스피커란다. 실제로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공간도 넓은 터라 라이브 음악을 틀어놓으면 공연온 느낌을 줄 것 같았다. 그 뒤에 손으로 직접 쓱싹쓱싹 그린 달력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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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경]
거실에서는 이런 2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층 복도에는 난간이 없기 때문에 저렇게 그물을 쳐놓았다. 그닥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작업을 하기 때문인지 배기시설을 잘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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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의 모양이나 재질이 집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어디서 주워온 것이 분명하다. 올라가면 바로 왼쪽에 다락방 비스무리한 공간이 있다. 어두침침한 곳에 빨간색 소파가 몇 개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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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장]
이 집에서 악기를 만나는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드럼, 기타, 베이스, 키보드, 말만 해라. 다 있다. 계단 밑의 공간을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갑자기 러브하우스 느낌으로 가는 듯) 오른쪽 사이로 들어가면 올리버의 여러 작업실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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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 겸 연습실]
이 곳에서 A Place To Bury Strangers 앨범의 많은 부분이 녹음된다. 당시에도 새로운 음악을 작업중이라고 했다. 컴퓨터 뒤의 유리를 통해 드럼셋과 앰프등이 갖추어져 있는 연습실이 보인다. 뒤에는 다양한 기타와 선들이 어지럽게 놓여져 있다. Death by Audio Records 소속 밴드들이 여기서 녹음과 연습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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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이펙터 Death by Audio 제작실]
올리버는 Death by Audio라는 이름의 기타이펙터를 만든다. (링크 글 마지막 참조) Death by Audio로 말할 것 같으면, 올리버가 직접 수작업으로 만드는 기타이펙터 브랜드이다. A Place To Bury Strangers의 거대한 사운드나 Total Sonic Annahilation 같은 이펙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무시무시한 이펙터들을 직접 만들어낸다. 그는 예전 스카이웨이브Skywave 시절부터 이펙터에 관심이 많았고, 수많은 이펙터들을 분리해보면서 급기야는 이펙터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일종의 취미지만, 이제는 꽤나 유명해져서 유투U2의 엣지 The Edge,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윌코Wilco 등의 요청에 의해 커스텀 이펙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인터뷰에 나온다)
Death by Audio의 모든 제품이 이 작업실에서 만들어진다. 수많은 작은 서랍장 속에는 전선이나 트랜지스터 같은 부품들이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현재 만들고 있는 이펙터의 모습도 보인다. 혹시 더 궁금하거나 사운드 샘플을 들어보고 싶거나 구매를 하고 싶다면, Death by Audio 공식 홈페이지로 가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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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장]
이곳에서 수많은 작업물들에 대한 디자인 작업을 한다. 기타 이펙터 철판에 무늬와 로고를 넣고, 기타이펙터 박스도 만들고, Death by Audio Records의 패키지를 제작하고, 당연히 A Place To Bury Strangers의 한정판 패키지도 만든다. 수납장에는 다양한 물감과 페인트들이 자리잡고 있다. 아래 서랍을 열면 아직 페인트가 마르지 않은 패키지들이 줄지어 서 있다.
왜 우리는 초중고 미술 12년을 배웠는데 저런 거 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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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by Audio 공연장]
집 안에 있는 건 아니지만 건물 1층에는 Death by Audio라는 이름의 공연장도 있다. 뭐 없어 보이지만, 브루클린에서 나름 인지도 있는 인기 공연장이다. (정말이다) 아마 홍대의 어떤 소규모 클럽보다도 평균 관객이 더 많을 것이다. 거의 매일 4~5팀이 여기서 공연을 한다. 이 날도 저녁에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나중에 공연장 편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하겠지만, 뉴욕의 소규모 공연장들을 보면 참 공연장 만드는 게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뉴욕의 인디밴드들은 거의 자신들의 앰프와 드럼셋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그냥 무대와 스피커만 있으면 어떤 공간이든 공연장이 될 수 있다.
공연장 벽면의 그래피티들. 전부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인디 예술가들이 그려준 것이다.
공연장 건너편에 있는 공간에는 화장실이 있다. 끝에 보이는 박스 같은 게 화장실이다. 왼쪽이 남자, 오른쪽이 여자. 화장실이 뭐 있나. 변기 있고, 막혀 있으면 화장실이지. 본인이 이 곳을 보고 “헐…”이라고 하자 올리버는 “뭐, 사람들이 어디서든 싸야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화장실 오른족으로 보이는 작은 테이블이 바로 이용되는 공간이다. 돈을 내고 맥주를 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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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의 선물]
인터뷰가 끝나고 올리버는 뭐 원하는 게 있냐고 물었다. 본인은 이 집을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하고, A Place To Bury Strangers의 앨범이 있다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싸인까지 해서 3장의 7인치 LP가 담겨있는 멋진 한정판 패키지를 본인과 스마일에게 선물해줬다. 물론, 바로 이 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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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이제 DIY가 뭔지 좀 느껴지시나? 집 구경을 하면서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해놓고 사는 사람이 있나. 아파트에서 26년을 살아온 본인으로서는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여러분도 그랬으리라고 생각한다. 이게 DIY다. 이것이 DIY인생이다. 뭐 더 말이 필요한가?
올리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무려 한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에서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진을 한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이게 정말 뉴욕이냐고 묻는다. 인트로에서도 말했지만,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뉴욕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느낌이기 때문일 거다. 그렇지만, 이것도 분명히 뉴욕이다. Sounds of New York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뉴욕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고. 앞으로도 기대하시라.
다음 움짤은 보너스:
[올리버: "너 일루와!" / 로그스: "때리지 마세요ㅠ"]
[관련 링크]
* Death by Audio 기타 이펙터: http://www.deathbyaudio.net
* Death by Audio 공연장: http://www.myspace.com/deathbyaudioshows
* A Place To Bury Strangers 공식 홈페이지: http://www.aplacetoburystrangers.com/
* A Place To Bury Strangers 마이 스페이스: http://www.myspace.com/aplacetoburystrangers
Tags: A Place To Bury Strangers, Death by Audio, DIY, Do It Yourself, Oliver Ackermann, Sounds of New York, 올리버 액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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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개
와, 정말 부러운 공간이군요.
제일 부러운 것은 저 7″싱글 박스셋..이들 공연장에서만 판매한다는 전설적인 아이템이군요..그런데 2게씩이나..부럽쌈..
아아아 ㅠ_ㅠ
시험2시간 앞두고 보고있으니 더 마음에 와닿는다
제가 보기에 벽의 절단면이 불규칙한 이유는 버블제트 때문이 아닌가 의심스럽네요. 레이저의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저면 절단면이 저렇게 구불구불하게 나오지 않죠ㅋ
으잌ㅋ 논리에 당했다ㅋ
DIY 인생 참 멋지네요 ㅋㅋㅋ 특히 이펙터 만드는 장면은 ㅎㄷㄷ 하네요. 저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제 인생 일정 부분은 DIY 하고 싶어지는 모습이에요 ㅋ
부엌벽면그림좋네요
DIY멋지네요
제인생도DIY해보고싶네요
우와 세상에…
멋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난 문며의 노예
ㅋㅋㅋㅋㅋㅋ 기타가 다 걸레짝들….나도 새거 싫어하지만 저건 심했다 ㅋㅋㅋㅋ
그래도 뉴욕에서 기타소리 제일 잘 만지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ㅋ
그럼요 이펙터만드는 사람인데 하물며….
전 60년대 펜더 씁니다요 ㅎㅎ 고물매니아
그래도 걸려있는걸 보면 망가지진 않았나봐요.ㅡㅡ;;
바디만 봐서는 어디 초등학교 운동장에 몇년간 굴러다닌거
처럼보이는데.;;
조금 지저분하거나 조잡스러운 면도 없잖아있지만 제꿈이랑같군요.
저도 저런생을 살아보고싶어요..ㅋㅋ
갑자기 시골 외할머니 댁이 떠올라버렸어요….ㅋㅋ
저도 시골 외할머니 댁에 데려가 주세요!!ㅋㅋㅋ
시골 외할머니댁이 엄청 쿨하시군요 ㅠ_ㅠㅋㅋㅋ
반응이 제 의도랑 다르게 흘러가고 있어요 ㅋㅋㅋㅋ
저는 그냥 대충 허름해보이는 걸 말한건데 ㅋㅋㅋ
와…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