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올라온 헤비니스 내한시장.

Column, FEATURE, HEADLINE — By 하루HARU on 8월 16, 2012 at 9:32 오후

모던록이나 펑크, 일렉트로닉 같은 메인스트림의 장르는 내한공연이 예전부터 많은 편이었고 페스티벌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모양새여서 이제는 누가 온다고 해도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다. 공연 시장은 기형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일단은 상향곡선을 타고 있다. (하지만 긴밀한 고리를 이루고 있는 음반 쪽이 계속 하향곡선을 탄다면 언젠가는 이 폭풍처럼 밀려드는 내한공연도 잠시 쇠퇴기에 접어들지도 모르는 일)

사실 작년 즈음에 헤비니스 내한공연 시장에 관해서 간단하게 글을 쓴 바 있다. http://www.scatterbrain.co.kr/feature/6948 점차 페스티벌과 각종 공연 리스트에서 줄어드는 이 무지막지하고 파괴적이면서도 강렬한 장르에 대한 현실과 앞으로의 미래에 관해 논해보았었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올해 들어 서서히 이 어둠의 영역도 영미권과 유럽권에 자리하고 있는 소위 ‘본토 밴드’들이 한국에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작은 주다스 프리스트와 오페스, 다크 트랭퀼리티, 램 오브 갓이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하반기에 다수의 공연이 터질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잠시 단발성을 띤다고만 생각했을 뿐.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대형 페스티벌에는 여전히 국내에서 검증된 팀 외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지산 밸리 쪽에서 슬램 샤워 스테이지를 도입하여 나티와 다운헬, 럭스, 나인씬, 램넌츠 옵 더 펄른을 출연시킨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리고 홍대 쪽에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공연을 기획하던 쪽이 공연시장의 상승무드와 더불어 같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도프 엔터테인먼트와 쥬신이 그 주인공이다.

도프 엔터테인먼트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다수의 소속사 밴드를 출연시키면서 발동을 걸었다. 그리고는 최근 놀라운 소식을 하나 전해왔다. 수입 음반 시장에서 꽤나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포스트-블랙메탈 밴드인 알세스트Alcest의 내한공연이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도프뮤직은 앞서 카니발 콥스Cannibal Corpse의 내한공연도 성사시킨 바 있다. 폐쇄적인 장르에 속하지만 그 안에서도 팬층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밴드를 적절하게 잘 섭외한 예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로얄 헌트Royal Hunt파이어하우스Firehouse 등도 한국을 다녀갔다. 그리고 대전인디음악축제에서는 멜로딕 데쓰메탈 밴드인 나이트레이지Nightrage가 출연할 예정이다.

쥬신은 어찌 보면 약간은 무리라 할 수 있을 공연을 지속적으로 기획해오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분위기다. 상반기에 오페스와 다크 트랭퀼리티 등을 데려온 것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그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미 9월 1일에는 작년에 내한공연을 가졌던 데쓰메탈/그라인드코어 밴드인 네이팜 데쓰Napalm Death가 다시 내한공연을 가지고 9월 2일에는 대한민국 라이브 뮤직 페스티벌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또 개런티를 싸게 하는 조건으로 블랙메탈 밴드 다크 퓨너럴Dark Funeral 내한공연을 성사시킨 이들은 오늘 독일 헤비메탈 레전드인 억셉트Accept의 내한공연 소식을 전해왔다.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소위 ‘말랑말랑’한 음악이 주가 되는 가혹한 여건 속에서 말그대로 ‘불모지’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Accpet Live In Seoul>

사실 앞서 상반기에 열릴 예정이었던 악스-메이헴은 아치 에너미Arch Enemy를 필두로 야심차게 기획되었지만 예매율 저조로 공연 취소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먼저 공연을 제의해오는 아티스트들도 있지만 티켓 판매고가 적어 취소될 것을 염려하여 오히려 기획사 쪽에서 공연을 거부하는 일도 있다고 하니 아직은 갈 길이 좀 멀다. 현재 흐름은 그래도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단발성으로 끝일 것 같았던 공연이 계속해서 기획되고 있고 나름대로 흥행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런 류의 공연은 좀 더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해보이긴 하다. TV나 신문같은 매체까지는 바라지 않고, 웹진이나 음반의 부클릿 같은 곳에 포스터라도 계속 붙어간다면 조금이나마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편견이 남아있는 장르이기에 그것을 깨부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도 당연지사. 그리고 올해를 끝으로 수그러들면 안되며, 내년, 내후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해외 페스티벌 중 가장 라인업이 신기해보였던 것이 덴마트에서 열리는 로스킬레 페스티벌이었다. 저 유명한 데쓰메탈 레전드인 어텁시Autopsy와 미국 록 밴드 킹스 오브 레온Kings Of Leon이 같이 박혀있던 것은 상큼한 컬쳐쇼크 중 하나였다. 올해 라인업을 살펴보면 m83나섬Nasum이 같은 줄에 박혀있다. 이런 라인업. 재미있지 않은가. 스타일로 보면 극과 극으로 양쪽에 자리한 팀들이 같은 페스티벌에 출연해 같은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 물론 유럽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은 잘 알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그런 광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적어본 것이다. 그리고 그 신호탄이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는 올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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