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in Park – Living Things
Albums, HEADLINE, REVIEW — By 블럭 on 7월 12, 2012 at 9:30 오전>아티스트 : 린킨 파크Linkin Park
>타이틀 : Living Things
>발매년도 : 2012
평점: 65%
하이브리드 락 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의 수장이자 프로듀서인 마이크 시노다Mike Shinoda는 “다음 앨범은 초기의 우리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말에 대해 절반만 수긍할 수 있었다. 전작 A Thousand Suns에서 보여줬던 어떠한 세기말적 느낌이나 일렉트로닉 사운드와의 묘한 중첩은 줄어들었다. 이번 앨범에서 그들은 가진 거친 면모를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그러한 가운데 영화 트랜스포머 엔딩 크레딧 때 등장할 법한 곡들도 상당 수 수록되었다. 그러나, 곡이 주는 혹은 앨범이 주는 이미지가 거칠다고 해서 본래의 모습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린킨 파크의 초기작들은 이번 앨범과 많이 다르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앨범들이 하이브리드 락이라면 이번 앨범은 일렉트로닉 락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특히 사운드의 구성에 있어서도 일렉트로닉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NME는 “스크릴렉스Skrillex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나보다”하는 혹평을 던졌지만 거꾸로 스크릴렉스가 락적인 사운드를 차용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나 보다. 앨범 내 많은 곡의 공통점이 훅에서 전자 기타가 전면으로 나오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디사이저들이 잡는다는 점인데, 이러한 요소가 충분히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음악이 이도 저도 아니라는 것은 엄청난 개무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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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트랙 ‘Lost In The Echo’부터 ‘I’ll Be Gone’까지는 일관된 컨셉으로 진행된다. 앞에서 언급했던 트랜스포머 OST 느낌의 트랙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어서 린킨파크의 사운드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평이하게 들을 수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예전만큼 중독성 있는, 메인스트림에 최적화된 멜로디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신승훈이나 이수영의 타이틀곡을 쭉 모아놓고 듣다 보면 어느 곡에서 어느 멜로디가 나왔는지 헷갈린다. 내가 부족함을 느꼈던 것은 이와 같은 같은 패턴에서 발생하는, 아티스트로서는 위기일지도 모르는 현상 때문이다.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Victimized’ 전후로 앨범의 분위기는 많이 바뀐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취향에 잘 맞았던 트랙이나 주변의 평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팔랑귀가 아니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내자면, 체스터 베닝턴Chester Bennington의 샤우팅과 마이크의 긴박한 보컬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트랙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이후 ‘Roads Untraveled’ 역시 앞의 트랙과는 정 반대의 느낌이지만 두 보컬의 차분한 조화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Skin To Bone’과 ‘Until It Breaks’는 체스터와 마이크 시노다가 각각 트랙을 맡아 트랙에서 보컬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트랙에 있어서는 일렉트로닉의 요소가 많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트랙을 채우는 사운드가 풍성한 느낌도 들었지만 이 구간이야말로 정말 이들의 정체성이 일렉트로닉 락임을 입증하는 트랙이 아닌가 싶다. 이후 앨범은 ‘Powerless’라는 곡을 선보이며 그야말로 힘없이 끝난다.
이번 앨범에서는 프로듀서이자 랩퍼이자 보컬인 마이크 시노다의 랩 비중이 다시 예전만큼 늘어났다. 이것은 이번 앨범을 좌우한 것 요인 중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적극적인 참여는 앨범에 변화를 불어넣었고, 밴드에 있어서도 활기를 더해주었다. 하지만 이는 ‘지금의’ 린킨파크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과거 그의 랩 스타일은 뱉는 방식에 있어서 타이트했으며 랩의 구조적으로도 공 들인 티가 역력했었다. 지금의 랩 스타일은 리듬감 등의 면에서 전체적으로 흑인 음악의 랩에 가까운 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마디 단위로 나타나는 같은 플로우 구조의 반복이 그러하다. 문제는 이런것이 몇몇 곡에서 밴드의 음악과 쉽게 융합되지 않는 듯 하다. 과거의 랩이 오히려 밴드에게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완전한 일렉트로닉 락 사운드에 혼자 랩을 한다면 어느 정도 잘 맞아 떨어질 지 모르겠다. 허나 린킨 파크는 마이크 시노다 혼자가 아니다. 밴드의 일부로서, 혹은 프로듀서로서 그에게 묘한 아이러니가 부여된 셈이다. ‘Burn It Down’에서 짧게 들어가는 랩은 훅 이상으로 인상적이었기에 이런 변화가 가능성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 그런 랩으로 짧게 치고 빠질 수만은 없는 일이다. 지금의 음악이 괴악하지는 않다. 하지만 린킨 파크가 더 높은 음악적 완성도나 독자적 위치를 원한다면 또 한번의 큰 실험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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