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ress X Rusko – EP 01
Albums, HEADLINE, REVIEW — By 블럭 on 6월 28, 2012 at 12:07 오전>아티스트 : 사이프레스 힐 X 러스코Cypress X Rusko
>타이틀 : EP 01
>발매년도 : 2012
평점: 70%
싸이프레스 힐Cypress Hill과 러스코Rusko의 조합은 사실 그다지 충격적이지는 않다. 물론 디제이 먹스DJ Muggs가 “영국 랩은 죽어도 미국 못 따라온다”는 망언을 했던 걸 생각하면 좀 그렇(?)기는 하다만 싸이프레스 힐은 러스코와 지난 해 말 즈음부터 작업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몇 차례 곡이 공개 혹은 유출되기도 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 왕자가 데드마파이브라고 명한)데드마우스Deadmau5가 프로듀싱한 곡도 공개가 되었다. 다만 데드마우스는 온전한 힙합 트랙을 선보였고 러스코는 자신의 색깔을 놓치지 않고 트랙을 만들어나간다는 점이 달랐다. 전자가 ‘나도 힙합 만들 수 있어, 나도 힙합 좋아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면 후자는 그냥 ‘다 내 맘대로 할꺼야’라고 해석하면 좋으려나. 결국 이 둘은 EP를 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같이 작업할 것으로 보인다.
‘와, 힙합과 덥스텝의 만남이라니 신기해!’하지 말자. 어렵게 음악적 기원을 설명하지 않아도 BPM과 느낌만으로도 덥스텝에서 남부 힙합을 떠올리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앨범의 완성도가 어디에서 왔는가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 러스코가 전체적인 그림을 잘 그렸고 짬밥 가득 찬 비 리얼B-Real과 센 독Sen Dog이 귀신같이 랩을 했다는 데에 있다. 러스코는 능력을 살려서 싸이프레스 힐에게 맞는 옷을 선사했고, 그러면서도 본인의 색을 어느 정도 유지했다. 특히 다미안 말리Damian Marley의 피쳐링에서는 자신의 앨범 Songs에서 들려줬던 덥부심까지 자랑하면서 이 곡이 러스코의 곡임을 확실히 한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트랙을 만났다고 해서 싸이프레스 힐의 두 랩퍼가 무리한 변신 시도를 하지 않았으며, 러스코의 색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랩 스타일을 견지했다는 점이다. 싸이프레스 힐의 초반 앨범들을 생각하면 이들은 어쩌면 이런 사운드에 더욱 목이 말라 있었는지도 모른다.
센 독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비로소 싸이프레스 힐은 비리얼의 원맨 밴드가 아님이 밝혀졌다. 센 독은 서브 랩퍼이지 결코 하이프맨이 아니다. 그는 이 앨범에서 비록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이지만 기민한 랩을 선보였고, 묵직한 랩 톤과 샤우팅 톤을 모두 이용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곡은 ‘Shots Go Off’이다. 트랙은 도입부부터 총에서 나는 소리들로 패턴을 만들어내는데, 총 소리를 인용했다는 점이 신선한 것이 아니라 사운드를 굉장히 치밀하게 인용했다는 점이다. 영리한 패턴 배치와 적절한 믹싱은 러스코가 뛰어난 디제이면서 프로듀서임을 입증한다. 그 외에도 곡의 내용이나 느낌이 충분히 ‘힙합’이었다는 점, 그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EDM(Electronic Dance Music) 사운드와 랩퍼, 싱어의 조합은 흔한 일이 되어버린 가운데 몇 랩퍼들은 그 동안 덥스텝(Dubstep)과의 협연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덥스텝 특유의 BPM과 자극적인 사운드는 랩퍼들이 탐내기 좋은 것들이었지만 DJ들에게 있어서는 랩을 넣을 공간을 계산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러한 가운데 사이프레스 힐은 러스코와의 콜라보를 통해 덥스텝과의 조합 중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사실 하이톤의 목소리가 이미 최적화된 사운드라는 것이 첫 번째 함정이고 기존에 나온 덥스텝 사운드에 랩을 얹은 것 이상의 무언가는 아니라는 것이 두 번째 함정이지만.
물론 아무나 다 건드린다고 해서 이 정도의 퀄리티가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그 넓은 스펙트럼은 어디에 쓴 것일까? 가장 큰 아쉬움은 앨범의 평범함에 있다. 이 앨범을 좋은 결과물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단지 좋은 조합과 좋은 사운드라는 것에 한정되며 그 외의 음악적 메리트는 크게 찾기 어렵다. 사이프레스 힐은 그 자체로도 특화된 존재이기 때문에 사실 이 숙제는 러스코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은 물론 아니다. 지금의 상태에서 한 단계 발전한 새로운 음악이라는 것은 엄청난 음악적 시도와 고민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다음 앨범에는 이 숙제를 해줬으면 한다.(난 둘 다 팬이니까 제발…)
Tags: cypress hill, Dubstep, ep, Rap, rus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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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오홍 러스코는 처음 들어봤는데.. 우왕 쩌네요 ㅋㅋ 둘다 아시는 입장에서는 뭔가 기대했던거 보다 새로울게 없고 심심하신가보네요.ㅋ 저는 러스코를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