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의 지산밸리록페스티벌 셋리스트를 예측한다
Column, FEATURE, HEADLINE — By 로그스 on 1월 31, 2012 at 9:26 오후라디오헤드Radiohead가 온다. 아, 신나. 스캐터브레인은 한국의 모든 음악 언저리 매체 중에서 이와 관련된 첫번째 글을 쓸 의무가 있다. 웹진 이름부터가 라디오헤드의 2003년 앨범 Hail to the Thief 수록곡의 제목인 ‘Scatterbrain’ 아닌가.
그리하여, 2012년 여름 라디오헤드가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의 무대에 섰을 때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해보도록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예측’이다. ‘바람’도 아니고, ‘희망’도 아닌 ‘예측’이다. 지금 라디오헤드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예측이다. 감히 말하건대, 이 글이 예측하는 내용은 90% 이상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냐고? 라디오헤드에게 직접 들은 얘기니까. 작년 말,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 에드 오브라이언Ed O’Brien은 BBC 6 Music과의 인터뷰를 통해 라디오헤드가 어떤 자세로 2012년 투어에 임할지를 밝힌 바 있다. 비록 2분이 약간 넘는 짧은 인터뷰이지만, 이 인터뷰 내용과 The King of Limbs 발매이후 딱 4번 있었던 라디오헤드 공연 셋리스트,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라디오헤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본인의 기이한 능력을 엮으면 답이 나온다.
자, 그럼 지금부터 예측을 시작하겠다.
–
에드 오브라이언의 인터뷰는 The King of Limbs에 대한 단상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In Rainbows처럼 전통적인 밴드 악기들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어요. 뭔가 다른 걸 하고 싶었죠. 라이브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고, 오로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앨범이죠. 그런 면에서 Kid A와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The King of Limbs를 처음에 발매했을 때 우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이 앨범을 어떻게 라이브로 재현할 것인지에대해 고민했죠. 이 앨범에서는 비트가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우리는 라이브를 가능케하기 위해 새로운 드러머를 고용했어요.”

[라디오헤드의 새로운 세션 드러머 클라이브 디머Clive Deamer(맨 왼쪽)]

[필 셀웨이Phil Selway와 무대에 같이 서면 이렇게 예쁜 대칭이 된다.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2명의 대머리 드러머를 고용하고 조명을 1/2로 줄였다는 후문이다.]
The King of Limbs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인터뷰는 라디오헤드가 어떤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진다.
“중요한 점은 셋 자체로 완결성을 가져야한다는 거에요. 우리가 지난 [In Rainbows] 투어를 했을 때, 셋은 In Rainbows 더하기 히트곡 모음 같은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이번 투어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번 투어는 이번 앨범[The King of Limbs]과 지난 앨범[In Rainbows]의 곡들이 대부분을 이룰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어떤 곡들이 어울릴 수 있을지 찾아봐야겠죠.”
자, 이쯤 되면 명확해진다.
예측 #1. 라디오헤드 이번 투어는 In Rainbows + The King of Limbs + 알파(=8집 이후)다.
예측 #2. ‘Creep’은 부르지 않을 것이다.
예측 #3. 텐아시아는 “라디오헤드 공연은 그들만의 잔치었다”라는 개떡같은 리뷰를 할 것이다.
실제 셋리스트를 살펴보면, 에드 오브라이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In Rainbows 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2009년 레딩/리즈 페스티벌 셋리스트를 살펴보면, 물론 In Rainbows에서 7곡을 연주하기는 했지만, OK Computer에서 5곡(‘Karma Police’, ‘Exit Music’, ‘Paranoid Android’ 등), The Bends에서도 ‘Just’, ‘Street Spirit’을 연주했고, 다른 앨범에서도 ‘There There’, ‘2+2=5′ 등 히트곡들을 셋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셋의 첫 곡이 ‘Creep’이었다.
하지만 The King of Limbs 투어 맛보기 격인 작년 말 뉴욕 공연은 완전히 다르다. 전체 21곡 중에서 The King of Limbs, In Rainbows, 그리고 The King of Limbs 이후 개별적으로 발표된 곡(‘The Daily Mail’, ‘Staircase’, ‘Supercollider’)가 무려 16곡을 차지한다. Hail to the Thief에서 1곡을 연주했는데 그 곡은 ‘Myxomatosis’였고, OK Computer에서도 1곡을 연주했는데 그 곡은 ‘Subterranean Homesick Alien’이었다.
예측 #4. OK Computer 까지의 라디오헤드를 사랑하지만, Kid A 이후 관심이 멀어진 사람들은 자기가 엄청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임에도 아는 곡이 1곡정도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예측 #5. The Bends와 Pablo Honey를 통틀어서 1곡이라도 연주된다면, 신기할 것이다.
예측 #6. 지산에서의 라디오헤드 셋은 당신들이 바라고 있을 그런 셋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라디오헤드의 이번 내한은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가? Kid A 이후의 라디오헤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즐길 수 없는 것인가? 에드 오브라이언은 작년말에 있었던 뉴욕 공연에 대해 얘기하면서 이러한 질문에 우회적으로 답한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확실히 음악적 공감을 주고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류의 셋을 연주하면] 사람들이 라디오헤드가 공연에서 어려운 음악만 연주한다는 불평을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다른 종류의 앨범을 만들었을 뿐이에요. 라이브의 좋은 점은, 라이브를 통해 사람들이 앨범의 포인트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거죠. 집에 돌아가서 다시 앨범을 들어보면 ‘아 이런 거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에드 오브라이언이 저렇게 얘기를 하긴 했지만, 분명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공감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라디오헤드를 실제로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거나, 전통적인 라디오헤드에 그나마 가까운 In Rainbows의 수록곡 ‘Nude’, ‘Bodysnatchers’ 정도로 만족하는 수 밖에 없다.
단, 이 모든 예측에 변수가 하나이다. 라디오헤드가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라는 여름-야외-대형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닝을 맡는다는 점이다. 2012년 투어의 공연장소에 대해서 에드 오브라이언은 이렇게 말한다.
“몇몇 공연은 야외 공연이겠지만, 유럽에서의 공연은 실내 공연이 될 겁니다. 지난번 투어를 대부분 야외에서 했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한 거에요. 한여름의 야외공연은 공연 프로덕션 측면에 있어서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할 수 밖에 없죠. 물론 야외 공연이 멋질 때가 있지만, 사운드가 퍼질 수 밖에 없고 베이스 음도 잃게 되죠. 사방이 막힌 실내에서 사운드가 벽에 부딪혔다가 다시 돌아오는 걸 느끼면서 하는 공연만의 힘이 있습니다.”
에드는 이번 투어를 The King of Limbs 라이브의 힘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실내공연을 중심으로 잡을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어찌됐든 지산에서의 공연은 “한여름의 야외공연”이다. 이렇게 보면 2가지 가능성이 있다. 1) 실내공연의 방향성을 야외공연에서도 그대로 재현하든지, 2) 야외공연의 경우에는 그에 맞게 2009년에 레딩/리즈 공연과 같이 분위기 띄울 수 있는 곡을 포함시키든지.
둘 다 가능성이 있다. 에드 오브라이언이 스스로 밝혔듯, 실내 공연과 야외 공연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 그리고 한국에서의 라디오헤드 공연이 사상 처음이기 때문에 그레이티스트 히츠 중심의 공연을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라디오헤드가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2)의 가능성을 높인다. 반대로 라디오헤드가 ‘Creep’을 연주할 때 제2드러머인 클라이브 디머가 페이스북에 한국 관객 사진을 올리며 “I’m at Korea. I can count at least 3 people watching us LOL”라는 글을 올리는 것 이외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점, 그리고 어떤 레이블이나 기획사의 영향도 받지 않는 라디오헤드가 대중성을 제1의 가치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1)의 가능성을 높인다.
예측 #7. 그런면에서 라디오헤드의 코첼라 헤드라이닝 셋은 지산 공연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공연이 될 것이다.
예측 #8. 7월에 지산보다 앞서 있는 유럽의 몇몇 페스티벌 공연셋(Bilbao BBK Live, Optimus Alive Fest)을 확인하면 라디오헤드의 지산셋을 거의 확실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예측 #9. 종합적으로 봤을 때, 라디오헤드의 지산 공연은 The King of Limbs와 In Rainbows를 중심으로 하되, 앵콜즈음해서 ‘Just’, ‘Paranoid Android’와 같은 떼창곡이 살짝 포함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예측 #10. 당신은 몇 번 듣다가 말아버린 The King of Limbs를 다시 들어두어야 할 것이다.
* 에드 오브라이언 인터뷰
Tags: Radiohead, 내한공연, 라디오헤드, 셋리스트, 지산밸리록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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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방금 라됴헤드 웹사이트에서 보고왔습니다.
이번공연 트랙리스트 이렇다는군요
1.creep
2.fake plastic tree
3.my iron lung
4.ripcord
5.wonderwall (cover)
6.creep (acoustic)
7.no surprises
8.exit music
9.karma police
10.creep (앵콜)
헉! 이건 나의 베스트 모음곡 리스트..인데요??
헉, 어디서 보신건가요? 저 링크 좀 걸어주세요!
http://www.scatterbrain.co.kr/headline/10678
여기서요
wonderwall까지 챙겨주네요
아무렴요, 라디오헤드와 오아시스는 최강이니까요
ㅋㅋㅋㅋ
예측이 결국 다 같은소리고
결국 다 틀리기까지했어…부끄부끄
아.. 정말인가요..
난 78집의 곡들을 더 좋아하는데 ㅜㅜ
진짜 저렇게 하면 실망인데.
그래도 가긴 할테지만.
예측 4ㅋㅋㅋ
전 mornig mr magpie랑 true love wait를 직접 들을수 있게 되면 정말 좋겠네요!!
앞서서 열릴 공연 셋리스트를 완전 주시하고 있어야겠어요 흐흐
여튼 완전 씬나네요!!!!!!!!!
‘라디오헤드를 실제로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거나…’
ㅋㅋㅋㅋㅋ;; 아련…하네요…
셋리스트따위는 중요하지않습니다
사실중요해요
맨 첫 리플 낚시 아닌가 뭐 저리 많이 낚였지
병신들
첫댓글 셋리스트 원더월만 봐도 낚시인거 알수 있을텐데
지난 9월말에 뉴욕에서 공연봤는데-
예측9과 완전 맞아떨어졌었죠~
아마 이번에도 비슷하지않을까싶네요
너무 좋아서 진심으로 실신할뻔했어요
ㅠㅠㅠㅠㅠ기대됩니다
추신: 제일 위에분.. 라디오헤드 홈페이지 어디서 셋리스트를 보셨다는건지..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ㅋㅋㅋㅋ 크립만 세 번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