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토기바나시(おとぎ話)

첫 내한 공연이자 첫 해외 투어에 오른 밴드 오토기바나시를 만나다

2000년 결성 이래 8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밴드 오토기바나시おとぎ話. 록큰롤 문법의 토대 위에 섬세하고 수려한 가사를 뿜어내는 관록의 록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큰 멤버 변동 없이 10년 이상 인디 그룹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문득 호기심이 들었고, 그렇게 부랴부랴 인터뷰가 성사되었다. (인터뷰를 도와주신 필뮤직/뮤직카로마 분들께 감사를 보내며!) 2일간의 바쁜 일정 중에도 오토기바나시는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었고, 공중캠프 공연을 앞둔 토요일 오후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는 기타/보컬의 아리마 카즈키(有馬和樹), 기타의 우시오 켄타(牛尾健太) 두 멤버와 함께 진행되었다.

일시 : 2017 / 02 / 25 PM 04:30
장소 : 카페 언플러그드
인터뷰 : 키치킴(KIXXIKIM)
포토 : 조덴
통역 : 김라흐 (공중캠프)

KIXXIKIM : 안녕하세요! 스캐터브레인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아리마 : 오토기바나시의 아리마 카즈키입니다.
우시오 : 기타의 우시오 켄타입니다.

백 번도 넘게 들은 질문이겠지만 (웃음), 밴드명의 유래가 궁금합니다.
아리마 : 70년대 사이키델릭 음악을 좋아하기에 이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찾던 중에 ‘오토기바나시’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꿈에서 본 옛날이야기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인데, 이 오토기바나시가 사이키델릭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그런 비밀스러운 느낌의 단어를 찾고 있었거든요.

한국은 첫 방문일 텐데, 도착해서 둘러본 한국의 인상은 어때요? 어제는 <라이브 클럽 데이>에서 첫 공연을 소화하기도 했는데요.
우시오 : 이번이 저의 첫 번째 해외여행이에요. 그래서 투어라는 본업을 떠나서 신선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리마 : 공연장에서 전달되는 반응이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분한 음악에는 차분하게, 즐거운 음악에는 또 신나게 반응해주시는 팬들의 반응이 신기했네요. 일본의 관객분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럼 오토기바나시의 첫 번째 해외 투어가 한국인 셈이네요.
일동 : 소-데스. (웃음)

이제는 타워 레코즈나 디스크 유니온에 가도 심심찮게 한국 그룹의 레코드를 발견할 수 있고, 공연 역시 곧잘 열리곤 합니다. 과거 한국 뮤지션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아리마 : 김정미!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이기에 지금도 종종 듣고 있어요. 그리고 어제 한국을 방문해서 신중현과 엽전들 앨범을 들어봤어요. 평소 오래된 음악을 좋아하기에, 옛날 한국의 젊은이들은 어떤 음악을 만들었는지 궁금했었고, 그렇게 찾아 들어본 신중현과 엽전들의 음악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반대로 최근 한국 젊은이들에 대한 정보는 전무해요. 그래서 어제부터 몇몇 팀의 밴드를 새로 만났는데, 일본 밴드들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더 잘한다는 느낌도 받았고,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결성 초기, 코엔지의 UFO CLUB이라는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쳤는데요. 그 곳은 어떤 곳인가요?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아리마 : 일본에서 가장 언더그라운드적인 위치에 있는 클럽입니다. 그리고 위험한 곳이에요. (일동 폭소)

어떻게 위험한 곳인가요?
아리마 : 일단 소리가 엄청 커요. 그리고 조명이 온통 빨간색 뿐이에요. 화장실도 빨간색이고. (웃음)

UFO CLUB

UFO 클럽에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아리마 : 몇몇 일본 클럽은 ‘너네는 이렇게 해선 안 돼, 이렇게 해야지’와 같은 오지랖을 부리곤 해요. 하지만 UFO 클럽에는 그런 월권이 전혀 없었죠. 게다가 오토기바나시는 UFO 클럽의 메인 팀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그룹이었어요. 그럼에도 UFO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존중해줬고 도움을 아끼지 않았어요.
우시오 : 보통 일본에서 공연하게 되면 밴드의 인지도에 따라 차등적인 정산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일정 이상의 관객을 모객해야 하는 등 신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이 많은데 UFO에는 그런 점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느덧 여덟 장의 앨범을 발표한 중견 그룹이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셀 수 없이 많은 라이브 무대를 소화했을 텐데 셋리스트를 구성하는 기준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나요?
아리마  :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으로 셋리스트를 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항상 짜여진 똑같은 라이브를 소화할 수 없기에, 공연마다 다른 느낌의 라이브를 추구하려고 노력하죠.

오토기바나시의 음악을 들을 때 섬세하고 디테일한 가사가 인상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사는 주로 어떤 멤버가 담당하나요?
아리마 : 대부분 제가 쓰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저희 가사가 번역되어 있나요?

일부 J-POP 팬분들이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번역된 가사를 포스팅하고 있어요. 
아리마 : 가사의 디테일한 측면을 고집하고 있고, 또 신경 쓰고 있어요. 고마워요! (한국어로)

CULTURE CLUB (2015)

CULTURE CLUB 앨범을 발표하면서 레이블을 이적했습니다. 이적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아리마 : ‘돈을 엄청 벌고 싶다’와 같은 금전적인 고민을 떠나서 오토기바나시의 음악을 이해해주고 서포트해줄 수 있는 레이블을 찾고 있었고, 이에 부합하는 곳이 felicity라 생각하여 옮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돈을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적 당시에는 돈을 염두에 두지 않고 밴드가 좋은 음악을 발표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CULTURE CLUB의 대표곡 ‘COSMOS’는 밴드를 대표하는 히트 넘버가 되었습니다. 이런 반응이 따라올 것을 예상했나요?
아리마 : 보통 밴드들에게 대표곡이라 하면 첫 번째 앨범이나 두 번째 앨범의 수록곡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재능있는 밴드들의 이야기인 것 같고 (웃음). 저희는 당시 일곱 번째 앨범을 발표하는 시기였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어요. 무척 기쁜 일이고,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활동했기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CULTURE CLUB의 성공 덕분에 과거 발표곡 또한 상승효과를 누렸고, 이것이 밴드에도 큰 시너지가 되었어요.

어제 라이브 클럽 데이 공연에서 ‘COSMOS’를 라이브로 선보였었죠? 반응이 어땠나요.
일동 : 최고였습니다! (웃음)

ISLAY (2016)

신보 얘기를 해볼까 해요. 개인적으로 CULTURE CLUB이 오토기바나시 디스코그라피의 정점에 위치한 앨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다시 작품을 발표한다는 것이 적잖이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아리마 : CULTURE CLUB을 내놓으면서 밴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내었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재충전의 의미로 다가가 새로운 앨범을 제작했습니다.
우시오 : 어쩌면 CULTURE CLUB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꽤 릴렉스한 느낌으로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아리마 : 시대의 흐름을 신경 쓴다기보다 ‘지금 우리가 뭘 하고 싶은가’에 포커스를 두고 작업했죠.

그렇게 발표된 ISLAY에 대한 만족감을 퍼센트로 표현하면요?
우시오 : 이제까지 발표한 모든 앨범에 대해서는 발표 후에 ‘아,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와 같은 후회가 들곤 했었는데요. 이번 앨범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100퍼센트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음… 95퍼센트 정도? (웃음)

1번 트랙 ‘Jealous Love’를 처음 들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기존의 오토기바나시 감성과는 다른 트랙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변화를 준 이유가 있다면요?
아리마 : 저희 둘 모두 블러Blur의 ‘Girls And Boys’를 좋아해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던 차에, 이 노래를 듣고 ‘한 번 해보자’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시오 : ‘COSMOS’ 다음으로 만들고 싶었던 음악이 ‘Girls And Boys’와 같은 느낌의 트랙이었어요.

‘めぐり逢えたら(다시 만난다면)’의 도입부는 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를 연상케 했습니다. 앨범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트랙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동 : 에? 에?
아리마 : 인터뷰 중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에요! 정말 ‘Every Breath You Take’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거든요. 일본의 그 어느 분들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내용인데! (하이파이브)
우시오 : 앨범 제작 당시 스튜디오에서 ‘Every Breath You Take’를 들으면서 멤버들과 얘기를 나눴어요.
아리마 : 일본 저널리스트 아무도 이걸 몰라요. 음악으로 지금 언어를 뛰어넘은 느낌이에요! (일동 폭소)

 

스캐터브레인은(는) 칭찬을 획득했습니다. 자존감이 +10 상승하였습니다.

2년 전 결성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어떻게 보냈나요?
아리마 : 그냥 평소처럼 열심히 라이브했어요.
우시오 : 음… ‘아, 15주년이네’ 정도? (웃음)
아리마 : 별도의 기념 공연을 열진 않았지만, 올해가 오토기나바시 CD 데뷔 10주년이에요. 그래서 아마 올 가을쯤 뭔가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소식을 기대해주세요!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많은 것들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음악을 대하는 내부적인 변화와 일본의 음악 씬과 같은 외부적인 변화 모두 궁금해요.
아리마 :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점점 연주하는 게 즐거워졌어요.
우시오 :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옛날에는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텁텁한 느낌이 많이 사라졌어요.
아리마 : 씬을 살펴보자면, 기술적 측면의 발전으로 누구나 밴드를 만들 수 있고 직접 무대에 서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 무대에서 ‘진짜’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도 그래요.
아리마 : 이젠 라이브를 봐도 무대 위 연주를 들으면 ‘이 사람은 진짜다’와 같은 구분을 바로바로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재능있는 자만이 남아있는 씬이 되길 바라고, 일본 내에서 더 좋은 음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J-POP을 사랑하는 스캐터브레인 독자들을 위해 추천해주고 싶은 일본 그룹이 있다면요?
아리마 : 춤추기만 하는 나라踊ってばかりの国!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일본 밴드에요. 피쉬만즈의 사토 신지를 떠오르게 하는 보컬이 매력적인 팀입니다. 그리고 CHAI라는 라는 젊은 걸밴드가 있어요. 아직 CD 한 장 내지 않은 인디 밴드인데, 추천하고 싶어요. 지켜보세요. (웃음)
우시오 :  유라유라 제국ゆらゆら帝国을 추천합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활동했던 싸이키델릭 밴드에요.

끝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간단히 코멘트 부탁드려요.
우시오 : 지금까지는 일본 내에서만 활동해왔으니, 앞으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서울과 같이 오토기바나시의 음악을 모르는 나라에서 우리의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작은 목표라 한다면,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음악을 전해주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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