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터브레인이 나아갈 길

새로운 음악웹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으나, 그걸 실행에 옮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뉴욕에 갔다오게 된 경험때문이었다. 뉴욕에서 수많은 공연을 보고 수많은 브루클린/맨하탄의 인디/메인스트림 아티스트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후, 그 결과물을 어디엔가 쓰고 싶었다. 문제는 그럴만한 매체가 없다는 것. 핫 뮤직을 마지막으로 한국의 음악잡지는 이미 종적을 감추었고, 운영되고 있는 몇몇의 음악웹진들도 그닥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그냥 하나 만들자.’

뭐, 딱히 감동적일 것 없는 음악웹진/커뮤니티 스캐터브레인의 탄생 스토리다. 그보다 중요한 건, 스캐터브레인은 어떤 음악웹진이 되고자 하는가, 이다.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스캐터브레인이 뭐가 되고 싶은지 목표를 정해두고, 선언하고 싶었다. 딴 이유 없다. 순전히 중간에 길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1. 오픈 웹진, 스캐터브레인

지금 존재하는 음악웹진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된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안되니까. 사실 핫 뮤직도 그래서 망한거지 뭐 딴 거 있나. 생계의 부담을 떠안고 계시는 1세대 음악평론가들로서는 돈 안되는 음악웹진을 지속적으로 하기가 어렵고, 그럼 당연히 웹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스캐터브레인은 ‘오픈 웹진’으로 간다. 오픈 웹진이 뭐냐? 꼭 평론가가 아니라도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악에 관한 글을 쓸 수 있는 웹진이다. 굳이 돈이 아니더라도, 단지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글을 올리겠다는 이야기다. 웹7.0 시대를 예견하는 25세기적 혁신이라고 아니 칭할 수 없다.

하지만 위키처럼 완전 오픈으로 가면 퀄리티 컨트롤이 안되고 역러쉬를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컨트롤은 한다. 필진 신청을 받고, 처음에는 Open Writer로 글을 검토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어느 정도 지나서 신뢰가 쌓이면 바로 Official Writer로서 바로 글을 메인에 떡하니 올릴 수 있다. “Anyone Can Play Guitar”가 아니라 “Anyone Can Write About Music”이다. (자세한 사항은 “필진이 되고 싶다면?“과 “필진 소개” 페이지를 참고하시라.) 모든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여, 떠들어라.

2. 음악커뮤니티, 스캐터브레인

스캐터브레인 웹사이트 제작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사항은 커뮤니티의 형성이었다. 물론 이미 꽤나 큰 음악커뮤니티가 몇몇 존재하고 있지만, 특정 장르의 편중현상이 강했고, 게시판 중심의 커뮤니티는 트위터나 미투데이같은 마이크로 블로그가 중요해지는 21세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Buddypress라는 소셜커뮤니티 플러그인을 탑재한 스캐터브레인이다.

기술적인 설명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말해봤자 모르잖아), 스캐터브레인 커뮤니티에서 주민들이 뭘 할 수 있는지만 설명하겠다. 기본적으로 당근 게시판은 있고, “나의 활동”이라는 나만의 페이지가 만들어진다. 일종의 자신의 트위터 페이지와 비슷한 개념으로 자신만의 공간에 하고 싶은 말을 떠들고, 또 다른 사람이 떠들어 놓은 것에 놀러가서 댓글을 달 수도 있고 그렇다. 이렇게 친해진 사람들끼리 친구를 맺을 수 있고, 쪽지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이게 ‘일종의’ 트위터 같은 게 아니라 설정-Tweetstream에 들어가면 본인의 트위터 계정과 연동도 가능하다. 무슨 말이냐면, 스캐터브레인에 쓴 글이 트위터로도 가고, 트위터에 쓴 글이 스캐터브레인으로도 온다는 말이다. 아 졸라 감동적인 싱크로나이제이션 테크놀로지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웹진에서는 기사에서 덧글과 덧글의 덧글이 가능하며, 기사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커뮤니티 기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스캐터브레인 사용설명서“를 참고하시라)

부디 많은 분들이 놀러와서 음악에 대해 떠들고, 친구도 만들고, 작업도 거는 그런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어떤 사람이든 부담없이 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3. 재미있고 유익한, 스캐터브레인

스캐터브레인은 웹진의 컨텐츠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할 것이다.

먼저, 글은 무거운 글이든 가벼운 글이든, 리뷰든 칼럼이든 간에 재밌어야 한다는 게 확고한 스캐터브레인의 생각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두려움을 느낄만한 어렵고 현학적이고 재미도 감동도 없는 글들은 스캐터브레인에서 배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인 글을 많이 싣고 싶다.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재밌게 두르는 글을 싣는다는 원칙이다. 대중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같이 즐기는 거다.

인터뷰에 대해서는 특히 중점을 두고 차별화를 할 것이다. 기존 매체의 아티스트 인터뷰에서 남발되어온 하나마나한 방식의 이메일 인터뷰는 취급하지 않는다. Q: “한국에 온 소감이 어떤가?” / A: “기분이 좋다. 음식이 맛있다.” 따위의 뻔한 이메일 인터뷰는 안 하겠다는 이야기다. 대화가 아닌 질의응답에 불과한, 본인이 직접 작성했는지도 알길이 없는 무미건조하고 개떡같은 인터뷰가 과연 인터뷰로 불릴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불가피하게 이메일 인터뷰(이메일 질의응답)를 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전화 혹은 직접 인터뷰를 해 볼 생각이다. 그 표본은 스캐터브레인의 창간 초대형 시리즈물이 될 Sounds of New York이 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또한, 인기있는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멋진 음악이라면 잘 알려진 아티스트든 지구 반대편의 인구 200명짜리 마을에 박혀 있는 아티스트든 마다하지 않고 발굴, 소개할 생각이다. 물론 국내외 가리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멋진 음악을 스캐터브레인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4. For the Love of Music, 스캐터브레인

“처음에 음악을 들었을 때 온 몸으로 느껴지는 그 ‘떨림’이 좋았다.”

지난 2월 뉴욕에서 앤드류 W.K.Andrew W.K. 를 인터뷰했을 때, 그가 한 말이다. 그렇다. 멋진 음악을 들었을 때 느껴지는 물리적, 정신적인 떨림은 원초적이다. 거기에는 어떤 지식이나 거창한 이론도 필요없다. 그저 귀를 통해서 전달되는 그런 떨림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반복해서 듣게되는 거다. 그게 어떤 장르의 누구의 음악이건 간에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의 사회적 의미, 시대적 상황 같은 건 분명 중요하나, 부차적이다. 고대 원시부족들이 사냥을 하고 기쁨에 겨워 북을 치며 춤을 추던 그 떨림과 원초적인 즐거움이 음악의 핵심이다.

스캐터브레인은 그 원초적인 즐거움에 집중하고 싶다. 음악의 의미도 좋고, 사회와의 연관성도 좋고 다 좋지만, 음악은 근본적으로 너무나 즐거운 떨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그걸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For the Love of Music, 스캐터브레인이다.